다음날 저녁에 조트리오가 또 모였다.
내가 영구에게 "오늘 수염 깍았나?
코밑이 와그리 깨끗하노?"하니 조남숙씨가
옆에서 재밌다고 웃어댔다.
그리고 영구가 또 다시
"선생님 비밀은 밝혀졌다."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영구는 콧수염은 어제 그대로라고 한다.
난 웃으며 "청도 감 한 상자를 내일 가져
와라."고 주문을 했다.
그러면서 영구의 콧수염을 만져 보고
수염이 없으면 감을 사겠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조남숙씨가
"쌤, 겨우 한 박스로 수염을 깍겠어요" 다섯 박스 정도 산다고
하고 제발 수염 좀 깍아 오라고 해라."며
나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영구는
"내 개털은 자존심이다."라고 하며 절대 못 만지게 했다.
나는 "영구의 털은 하나지만 나는 세 개다."
하였더니 영구가 "무슨 입 털이 세 개가 되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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