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잘했지만 날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온갖
손님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스트레스와 과로가 누적
된 탓이었을까.
서른다섯살의 어느 봄날 아침, 자고 일어나니 눈앞에
아지랑이 같은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아무리 눈을 닦고 비벼 보아도 그림자는 없어지지 않았
다.
다음날도 마찬가지라 근처 안과를 찾았는데 별 이상은
없다고 했다.
그날 밤 다시 손님들과 술을 마셨고 아침에 일어나니
영 눈이 침침했다.
할 수 없이 종합병원에 갔더니 망막박리라고 했다.
망막이 많이 떨어져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페는 임시휴업 15일이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1주일
뒤에 입원을 했다.
수술 날짜를 잡아주는 담당교수가 쯧쯧쯧 혀를 차는
것을 보니 불안했다.
아버지와 조카들, 아내와 아이들을 뒤로하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전신마취로 수술을 했고 간호사가 방귀 나오고 난 뒤에
뭘 먹으라 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닥치는 대로 집어
먹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