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서 태어났다.
3남 3녀의 넷째인데 위로 형과 누나가 둘이고 아래로
남동생이 둘이었다.
부모님은 일본에서 결혼을 했고 해방이 되어 고향 강원도에
살았으나 6.25로 부산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아버지는 일본에서의 약간의 사업 자금은 벌어 왔으나
사기꾼에게 결려 홀라당 다 날려 먹었다.
집안 살림은 말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무얼했을 까.
외가는 일본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제법 잘 살았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처가의 돈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일본과의 왕래가 자유롭지 못 하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밀항선을 탔다.
어쩌다가 처가에서 약간의 돈을 얻어오기도 했으나
마누라가 죽든말든 자식들이 배를 곯는지 마는지 아랑곳 하지 않고
사업을 하네 마네 하면서 돈을 다 날려 먹었다.
그러면 다시 밀항선을 탔는데 처가에는 가보지도 못 한 채 붙잡혀
여수 수용소에서 몇 달씩 살다 나오기 일쑤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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