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정 시장에서 또래들을 만나 돈 벌 생각을 궁리하다가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이 구두닦이였다.
처음에는 근처 다방을 돌아다니면서 구두를 걷어 오는
찍새 생활이었다.
구두를 닦는 딱새는 해 보지도 못 한 채 여름이 왔고
아이스크림 통을 메고 아이스케기를 외치며 팔러 다녔다.
나중에는신촌극장 휴게실에서 팔기도 했는데
별로 돈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 많은 형들이 담배를 주워오라,
근처 빵집에서 빵을 훔쳐오라는 둥 별의별 것을 다
시켰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그만 두고 집에
있으니까 옆집 아저씨가 카시미론 이불 장사를 하는데
따라가자고 했다. 괴정시장을 비롯하여 부산시내 전
시장을 아저씨를 따라 다녔다.
연탄 배달도 하고 유리공장에도 다니고 트럭 조수생활도 했다.
트럭 조수를 할 때는 겨울이면 새벽에 나가서 시동을 걸기가
정말 힘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차주가 차를 팔았던 것이다.
이제 무얼 해야 하나....
그럴 즈음 시장 분식접 사장이 나를 찾았다.
분식집 주인은 여러 해 동안 나를 지켜 보았다며 자기와
같이 일을 해보자고 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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