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 막걸리 식당에 가서 아내와 마주 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찜이 나왔다.
아내가 대뜸 아~! 아~!라고 한다.
평소대로 자동으로 입을 벌렸으나 입에 넣어 주는 것은 조그마한
미더덕이다.
"넣어 주려면 좀 큰 것 주지. 간에 기별도 안 가네."
"음식을 잘 보고 적당히 입을 벌려야지. 무조건 크게 벌린다고 큰
음식을 넣어 주겠어."
"그러면 아~는 왜 하라하노. 알았다! 내가 알라도 아니고 혼자
집어 먹을란다."
막걸리 몇 잔하고 지압원으로 돌아오는데 대뜸 눈이 뱅뱅돌고
어지러워서 앞이 잘 안 보인다고 한다.
"그러면 나를 꼭 잡아라."
내가 앞서가고 아내는 내 팔을 잡고 따라오면서 희미한 시야로 보며
"직진직진, 좌로좌로, 우로우로하면서 가고 있는데 이 광경을 본 동네사람이
"저 집에는 누가 안 보이노?"
"지금 보면 모릅니까?" 뒤따라 오는 아내를 손을 가리키자 그 모친은
"그 참!! 이상하네. 분명히 아저씨가 안 보인다하던데..... 그러면 아지메도
함께 안 보이나... 오늘 보니 부부가 다 안보이는 거 같네. 아저씨만 안
보인다는 것 소문이네." 그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아내는
"당신 혼자도 부족해서 나까지 안 보이는 사람 만들 셈이가.
지금 분위기 파악이 잘 안되나?
당신은 나 없으면 혼자 집에 찾아 갈 줄 아나?
그나마 내가 잘 보이니 당신 데리고 가는 거지."
"당신은 막걸리 몇 잔 먹으면 나보다 더 안보이는 것 아나?
나도 당신처럼 거칠게 데리고 다닐까봐 지금 겁나제?
그러니깐 평소에 잘해야지 잘해!"
http://www.jomanh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