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까 약국 아저씨가 엄마하고 나하구 마니 닮았다고 하던데?"
나는 밥을 먹고 듣다가 "그래, 모친하고는 조금 닮았다."하자
모친은 큰 소리로 "내 얼굴 봤나?"한다. 순간적으로 할 말이 없었다.
왕창아지메 " 쌤, 이제 큰일났다. 엄마 성질나면은 쌤은 왕창
식당 못오고 짤린다."
위기를 느낀 나는 빨리 이 위기를 수숩해야만 했다.
"이제 자세히 보니 딸래미하고 엄청 많이 닮았습니다."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모친은 말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내가 보이면 얼마나 보인다고
모친은 내가 잘보이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마처면 가까운 식당두고 멀리 돌아 갈뻔했잖아...ㅠㅠ
변덕스런 내 눈은 어쩌면 잘보이다가 우짜면 안보이지....
하기사 내가 보기에도 막내딸 영심이 보다야 왕창아지메가 엄마를 더
마니 닮아 보이구만..... 그래도 안보이는 시력도 이정도면 쪽집게 선글라스
도사가 아닐까.
왕창아지메 혹시 무릎팍 도사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볼까??
되겠어? 안되겠지....
"쌤, 무릎팍 도사가 그리 할일이 없겠나?"
"눈 감은 사람 도전장 받아주겠어? 안 받아줄걸."
옆에서 오징어를 질겅질겅 십고 있던 동생 영심이
"지금 둘이서 무슨 헛소리하는 거고. 쌤, 저녁손님 많이 올 수 있도록
기좀 넣어 봐라."
"알았다!"
수저 통에서 쇠젓가락 몇 개를 뽑아 두 손바닥을 비비며 쨍그랑쨍그랑 중얼중얼 ~ 선글라스, 선글라스, 선글라스 도사! 영심이 부탁에 찍소리 못하고 기만 듬뿍 넣어주었다.
영심이는 나를 정말 선글라스 도사로 생각할까??
완전 돌파리 부채도사보다 선글라스 도사를 더 믿을 수 있을거야....
훗날 영심이 등살에 못이겨 기가 다 소진되면 왕창식당을 뒤로 하고
태백산 도 닦으로 떠날지도 몰라.....
나는 왜 개띠들만 보면 기가 죽을 까.....
모친도, 아내도, 영심이도, 며느리도 예비며느리도.....끙~
아이구~ 무서워라. 내 주위에는 개띠로 둘려 싸여있으니 기가 죽을 수밖에.....
이건 완전 개판이야...
개팔자는 상팔자라는데, 그러면 나는 무슨 팔자??
무슨 팔자긴 찍하는 팔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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