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작가와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순서였다.
"선생님, 만일 눈을 뜨게 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한 학생이 물어왔다.
내가 만약에 눈을 뜨면 제일하고 싶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하고싶은 것이라 대답하니
학생들이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눈 뜨면 먼저 가족들을 보는 것이 먼저 일
것 같은데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니 어린 학생들 생각으로는
이해 못할 일이다.
함께 살아온 가족도 나를 이해 못하는데
당연하지..... 하긴 그 누구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나의 핵폭탄 생각을 알 수 없지.
다른 학생이 "저, 선생님."
불러놓고는 주저주저 망설엿다.
"학생, 궁금한 것이 뭐예요?"하니
"저, 선생님, 안 보이는 눈에도 눈물이
나오나요?"한다. 질문자체가 순수했다.
"그래, 안 보이는 눈에도 여러분처럼 눈물이
펑펑 나옵니다."하니 주위가 약간 웅성거리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만남이 끝나자 동화책 추첨통이 앞에 놓여져
있었다. 나는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눈 안 감고 추첨해도 되겠죠?"
이 한마디에 학생들은 떠들썩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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