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에서 친구 두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내가 멋있어서 왔겠나. 몸이 불편하니 나를 찾아왔다. 한 친구가 지압을 받
고 있을 때 출입구 문쪽에서 약간 기분나쁜 소리가 났다.
손님은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소모즈 같은 내 귀는 속 일 수 없었다.
그 기분 나쁜 소리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똥파리 소리였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 똥파리가 왔을 까. 생각하니 옆 팔딱 팔딱 뛰자 식당에서
온 것일까. 아니야 팔딱은 아지매가 보기보다 깔끔하니 올 턱이 없지.
혹시 옆 건물 돼지 껍데기 파는 곳에서 왔을까.
똥파리는 윙윙 소리내어 주위를 살피다가 이내 천장으로 올라가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순간 지압을 하면서 소리나는 천장쪽으로 고개를 쳐다보았다.
그때 친구 한명이 나를 살피고 있던중 기다렸다는 투로
"오늘 쌤 비밀을 내가 잡았다. 쌤, 방금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았죠?"
"아니, 나는 똥파리가 어디에 가서 앉는가 보았는데....? 그리고 내가 시계가
보이나?" 하니
"쌤, 거짓말하지 마세요. 내가 보고 있는데 고개를 시계쪽으로 돌리던데...."
똥파리를 쳐다본 것이 자기가 보기에 잘 보이는 것으로 착각한 손님은
"쌤, 우리 소문 안 낼테니 보이면 보인다 하세요."한다.
"조금 보이죠?"
"안 보이지! 내가 보이면 지압하겠나, 다른 것하지."
"쌤, 마지막으로 묻겠는데 그래도 쬐끔이라도 안보이나요?"
"아니, 쬐끔도 안 보인다."
친구가 지압이 끝나고 나는 책장으로가서 엎드려 책을 집을려다가 그만 책
상 끝부분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혔다. 보이지 않는 눈에서는 번개불이 번쩍였다.
아~ 비명소리와 동시에 두 손님이 여성특유의 호호호하며 웃는다.
"쌤, 방금 거짓말로 부딪혔죠?"
"뭐라고? 방금 부딪치는 것 눈으로 보고도 나보구 짜가라구 하나....."
쌤은 암만봐도 짜가 같다면서 한 손님은 아직도 나의 행동에 수상한 점을 찾
느라 뱁새눈을 뜨고 나의 행동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래, 보이면 어떻고 안보이면 어떻노. 내가 살아가는대는 별 어려움이 없는
걸.
정말 마음에 장애가 정말 장애지.
이 세상에는 마음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더 많이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아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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