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서 온 구름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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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2-06-15 15:31 조회3,0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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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라는 아가씨는 부천사람이다.
한 날은 전화가 왔는데 031이라는 지역 번호를 전화기가 소리를 내어 주니 걸려온 지역은 다 알 수가 있다.
내일 예약이 가능한가를 물어 왔었다.
오후에는 시간이 비어 있어서 구름 아가씨가 원하는 시간에 예약을 잡아 주었다.
보니 분명히 031이라는 지역명을 들었지만 실로 경기도 부천에서 내려 올 사람인 줄은 몰랐다.
다른 지역에서 예약을 한 후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이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래서 급히 지역명을 확인하니 경기도였다.
아니 경기도에서 여기까지 온다고 예약을 해놓으니 정말 오는 손님 일까.
그래도 약속 시간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있으니 종소리가 나면서 한 아가씨가 어제 예약 했다면서 들어왔다.
경기도 부천에서 왔다는 거였다.
전날 받은 전화가 바로 부천에서 걸려온 거였고 거기서 나를 보러 부산까지 찾아온 게 맞았다.
나는 궁금하여 무엇 때문에 멀리 부산까지 내려왔느냐 물었다.
구름 아가씨는 토요일 날에 친구가 결혼식이 있는 바람에 이왕 오는 길에 지압원을 들렀다고 했다.
참 요즘은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시간 맞춰오면 지압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과일 파는 영구차가 확성기에서 울려대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내가 들으니 늘 쓰던 멘트가 아니고 약간 고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내가 멘트를 듣고 영구 멘트가 바뀌었다며 웃으며 구름 아가씨에게 자세히 들어보라고 하였드니 멘트가 우스운 모양이었다.
그날의 영구 멘트는 이러했다.
"영자야 오빠야가 왔다. 참외도 왔다. 참외가 달다. 오천 원만 내라.
빨리 온나." 하면서 끝마무리가 자두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이 계속 반복되니 엄마가 부산 사람인데 부산 말을 평소에 하기 때문에 익숙하다면서 엄마 이름이 영자냐고 물었다.
내가 말했다.
"혹시, 부산에 영구라는 오빠야 알고 있는지 부천 집에 가서 부산에 가니 엄마 이름 부르면서 참외 파는 사람이 있던데 그 사람이 영구라 하는데 혹시 원장님이 아는 가를 물어보라고 하시더라" 하면서 함께 웃었다.
앞전에 하던 멘트도 알려 주었는데 이 내용이다.
"영자야 참외가 왔다. 오빠야도 왔다. 참외가 달다 . 꿀물이 시냇물처럼 촬촬 흐르는 참외가 왔다. 빨리 온나." 했는데 약간 세련되도록 업그레이드 시킨 셈이었다.
원장님 부산에 오니 재미 있는 사람 많다고 하면서 그녀가 또 웃었다.
부천에서 온 기념으로 나의 책을 선물로 주었다.
구름 아가씨는 가는 길에 다시 음료수를 사주고 목적지로 향했다.
구름 아가씨 간 뒤로 과일 장사 영구가 들어왔다.
중학생인 경민 이라는 학생이 지압 받으러 들어오니 영구가 학생들도 지압원에 오냐고 물었다.
학생이고 어른이고 아프면 와야지 지압원에 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일러 주었다.
어른만 오는 곳인 줄 알았노라고 영구가 말했다.
잠시 있다 영구는 과일 팔러 다시 밖으로 나갔다.
경민이 한테 나는 영구 코털이 궁금해 물어 보았다.
"아까 그 사람 코털 길렀드나?"
"어떻게 생겼드노?"
"선생님 그 털 많이 난 강아지처럼 털이 생겼는데 아무튼 코털이 보실보실 한데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하며 정말 신기하게 코털이 나 있다면서 자기도 그런 코털 처음 본다면서 웃고 말았다.
영구코털은 물건은 물건인가 봐.
중학생들도 알아주니 말이다.
영구는 그렇게 늘 즐거움 속에 또 즐거움을 잉태해 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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