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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원장님 보이는 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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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1-10-21 17:16 조회1,7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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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에서 오는 한 모친이 있다.


모친하고 딸, 손녀까지 가끔 치료를 하러온다.

모친이 침대에서 몸을 꼼지락거리며 움직일 때 뭐하는지를 다 알아 맞히니

원장님은 보이는 사람이라 하면서  언제나 알쏭달쏭한 모양이었다.

 어떨 때 보면 원장님이 보는 것 같고, 또 어떨 때 보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가끔씩 헷갈린다고들 하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내 행동이 늘

자연스러우니 그리들 하는 모양이었다.

 평소에 모친뿐만 아니고 대다수의 손님들이 궁금한 사항이다.

하루는 추운 겨울이라 모친이 내복을 입고 누웠는데

 "모친, 오늘 내복이 분홍색 입고 왔네요" 하고 말하니

 "아이고, 원장님! 정말 보이는 게 아니냐" 고 물었다.

그러면서 딸에게 "우리는 원장님 안 보인다고 원장님 보는데서 옷도 벗고 했는데

이 일을 어짜면 좋노" 하면서 당황하고 있으니 "엄마, 원장님 안보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하니 "정말이가?" 하면서 그제야 안심하는 눈치였다.

 그로인해 우리는 또 지압원이 떠나갈 듯 웃었다.

 나는 한마디 더 거들어 색깔은 볼 수 없어도 특히 붉은색 계통만 보면

눈이 뒤집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분홍색 내복을 입고 오지마라하면서

웃음의 경고를 보냈다.

그러니 또 한 번 박장대소할 수밖에.

 그 일이 있은 후로는 내 앞에서 뭔가를 조심스러워 하는 눈치들이었다.

내가 정말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보이지 않는 나의 눈치를 보는 보이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왜 눈치를 보겠는가. 내가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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