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수술 후 나의 눈썹은 많이 빠져 버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더라도 수술 휴유증인 것 같다.
물론 내가 눈썹에 그다지 많이 신경 쓸 일은 없었다.
그냥 선글라스를 쓰고 생활하면 되니 그 뿐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자세히 보지 않는 다면 알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개원을 하고 부터는 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생활하게 되고 또 어우러져
살다보니 간혹 손님들이 내 눈썹이 부족한 듯 하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
러 생겨났다.
언젠가 한 손님으로부터 눈썹이 거의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지만 내가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알 길이 없어 외모에 별 신경 쓸 일이 없었지만, 지압원
을 운영하니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손님에게 좋은 인상은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식사하려고 식당으로 들어섰는데 남숙 씨가 대뜸 나를 보며 말을 걸어왔다.
"샘은 다 좋은데 하나가 물량품이다"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말에 어디가 불량품이고 하니 샘은 눈썹이 시원치 않으니 그러하다는
거였다.
눈썹까지 멋있었더라면 벌써 영화계에 진출했을 거라며 웃고 지나간 기억이
났다.
지압원에 여러 번 온 손님이 있었다.
그 손님은 자신의 이모가 문신을 하는데 손님 중에 문신할 사람 있으면 소개
해 달라는 거였다.
손님들 많이 소개할 테니 우선 내 눈썹부터 문신 해보라고 했다. 그래야 내 눈
썹 한 것을 보고 잘했다고 판단이 서면 소개 해 주겠다고 말했더니 다음 날
이 모를 정말 데리고 온 것이 아닌가.
처음으로 팔자에도 없는 미용수술까지 하게 되었던 거였다.
따끔거리는 얼굴이 수술하고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손님의 이모는 눈썹이 잘 되었다고 말하면서 거울을 보라고 내게 내 밀었다.
그 말을 믿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잘 되었겠거니 생각하고 그래도 궁금함을 떨쳐버릴 수 없었으므로 우선 식당
으로 가 한 번봐 달라고 부탁했더니 눈썹을 보고는 모두 다 웃어 젖히는 것
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예감할 수 일었다.
눈썹이 약간 올라가야 정상일 터인데 내 눈썹이 밑으로 많이 내려 갔다는 거
였다.
누구에게 시술받은 것이냐고 묻는 물음도 있었다. 있는 사실 그대로 단골손님
이 소개해 주었다고 말했다.
결국 내가 실습용이었다. 당한거다 라는 말에 다 함꼐 웃고 말았다.
그래도 아무렴 어떠랴하고 별 생각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하루는 아내가 내 눈썹이 이상하게 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자세히 보고 나더
니 누가 이렇게 엉터리로 눈썹을 해 놓은 거냐고 야단이 났었다.
눈썹을 잘 못해 놓은 바람에 달라이라마처럼 되어 버렸다면서 아내도 웃음
을 참지 못하는 거였다
다음날 식당에 가 아내가 한 말을 그대로 해주었더니 거기도 한 바탕 웃음잔
치가 벌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옆집에 마루라는 애완견을 키우고 있었다.
그 애완견에게 주인이 한 번씩 화장을 해주는 모양인데
한데, 이놈이 마침 식당 앞에서 화장을 한 후 개폼을 잡고 나를 째려보고 있었
다.
우짜누 씨가 가만히 마루하고 나하고 눈썹을 비교를 한 모양이었다.
그러하다보니 사람들이 아마도 마루하고 나하고 눈썹이 비슷하다고 생각을
한 것일까.
모두 갑자기 웃고 난리가 났는데 뭐가 뭔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어 왜 웃
느냐고 하며 물었다.
이유인 즉, 나와 옆집 개 마루의 눈썹 화장한 모습이 너무나도 같아서 웃지 않
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세상에... 내가 멍멍이하고 그것도 다른 곳도 아니고 눈썹이 닮았다고 하다
니 아무리 그래도 어찌 멍멍이하고 나하고 같이 비교를 했다는 것인지 한 참
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리하여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악의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님을 잘 알
기에 금방 마음을 풀고 함께 그저 웃어버린 기억도 있다. 그래도 그렇지 개
와 비교하다니! 나도 그들과 비교할 동물들을 연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
졌다.
그 일이 있은 후 눈썹이 잘못된 사실을 알고 다시 연락을 취하여 그 사람이
방문을 했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다 대고는 괜찮다고 했지만 이제 너무나 많은 사람들
이 웃어서 다시 문신을 해 줘야겠다고 말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자기가 한 번 실수해서 자신이 없어서 인지 모르지만 나를 대구까지 그 사람
의 선생이 운영하는 곳으로 함께 갔다.
그 선생은 나를 재 수술을 한 후 저녁까지 대접해 주는 호의를 베풀어 주었다.
수술 후에도 눈썹 불량품은 별로 나아지지가 않았다.
그 선생도 역시 돌파리였다.
이 사건이 있은 이후로는 다시는 그 사람은 지압원에 오지 않았다.
자기의 실력이 모두에게 탈로 나서일까?
아니 자기가 보더라도 혹 내 눈썹이 너무 우스워 그런 것일까.
그것은 나도 모르는 것이다.
다른데 가서도 큰소리 땅땅 치면서 있을런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나의 최
대 불량품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려는지 알 수 없지만 인내를 가지
고 기다리다 보면 혹 나타나지 않을까?
좋은 인연이 나타날 것인지 지금도 식당에 가면 나는 다 좋은데 눈썹이 불량
품이라면서 가끔씩 나를 놀려 먹는 재미로 일관하는 몇 사람이 있다.
말인 즉, "샘은 딱 보면 못생겼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조화가 맞는데 입이 제
일 야무딱지게 생겼다" 는 거다 . 자세히 보니 코는 작은데 새첩게 생겼다면
서 나의 약점을 자꾸 건드리는 게 취미가 된 모양이니 그래, 나의 눈썹은 정
말 어쩌면 불량품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이걸 알아주길 바라며 나 조만호의 양심하나 만큼은 절대 불
량품이 아니라
명품중에 명품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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