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번 정도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간다.
집에 가게 되면 거의 아내와 둘이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는데
주로 아내는 조용하고 듣는 편인 반면에 나는 지압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얘기를 해주는 편이다.
그래서 신이 나서 열심히 얘기를 해주면 아내는
조금 듣다가 조용히 하라며 말문을 막아 버린다.
나는 집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냥 아내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아내는 "이제 보니 당신의 입이 발달되어서 눈이
실명되었다."고 곁눈질을 했다.
그리고 입과 눈을 바꾸라며 그래야 조용하다고 하니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다시 태어난다 하더라도 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며 단호히 말했다.
그래도 의사소통이 되어야지 눈은 보면서, 말을 못하는 것은
더 더욱 싫다고 하였다.
보는 것은 마음으로 보면 되는 것이고
대화 없는 인생은 지루한 삶이다고 항상 생각한다.
이 입으로 우리 가족이 먹고 사는지 모르는가.
하긴 나의 호소력 있는 이야기가 집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아내가 오늘도 이 입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겠냐하면서
오리 주둥이 잡듯이 내 입을 잡고서는 당겼다.
나는 순간적으로 황당하여 원장님을 이렇게 해서 되겠냐고 했더니
여기는 집이라며 집에서는 원장도 샘(일부사람들이 부르는 호칭)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압원에 오면 당신도 피곤해 질 것이다 했다.
아내는 "내가 겁날 것이 어디 있노. 나도 뵈는 게 없어서 겁나는
게 없다."며 놀리는 것이다.
서로 겁나는 게 없는 사람끼리 만나서 다행이지.
약한 사람끼리 만났으면 벌써 결혼생활 파탄 났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천하에 둘도 없는 잉꼬부부가 아닌가.
그래도 애정이 없으면 남편 입을 잡을 수 있겠나!
애정표현도 별난 셈이지 두 번만 표현했다간 목까지 비틀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