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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편) 출간예정 -16. 구다영에게 경락받은 한치 살빠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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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약손지 작성일09-12-04 13:23 조회1,8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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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단체에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국가적 차원인
 활동보조를 하는 시스템이 생겼다.

내가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도와 줄 사람이

있어야 함을 생각하고, 수소문 한 끝에 빛과 소금이라는 복지관의

이명주 선생과 의논해서 무엇보다 나와의 일과 맞는 사람을 찾아

송미덕 선생과 함께 지압원을 방문한 구다영씨 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특히 나의 지압원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고객들의 상담질문이

들어오면 1차적으로 내가 상담 답변을 적어놓으면 글을 매끄럽게

교정해서 올리는가 하면, 그리고 곧 제2권 출간할 원고내용에 문맥과

교정, 교열 등을 봐주는 것이 다영씨의 주 업무이다.

또한 내가 밖에 잘 다니지도 못하니 심부름 같은 일을 해 줄지도

의문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고 주 업무일 말고도 이런 저런

일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다영씨는 웬만한 것은 해줄 수 있다고 하였다.

걱정스러운 일들이 한꺼번에 해결이 되니 안심이 되었다.

잠깐 얘기를 해보니 여러 가지 나와 코드도 비슷한 것 같아서 함께

일해 보기로 결정했다.

아직 미혼이라는 것을 알고는 괜서래 부담스럽기도 했다.

구다영씨는 굉장히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으로 마침 출판사를

직접 경영하기도 한 사람으로 나에게는 행운이라 생각되었다.

다음날 다영씨는 지압원을 오자마자 본인은 구질구질한 것 못

보는 성격이라면서 조그마한 나의 상담실을 이래저래 분주하게

바꾸어 놓는 것 같아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다.

항상 내가 다니는 공간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물건이 항상 제자리에

있지 않고 이리저리 옮기고 바꾸어 놓으면 다시 익혀야 하니 조금은

귀찮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다 치워놓고 가보니 오히려 공간도 넓어지고 모서리에 자주

부딪히는 곳도 없어지니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한다 하여도 보이지를 않으니

청소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며칠을 닦고 쓸고 하더니 제법 많이 깨끗해 졌는지 지압원을 방문한

손님들이 하나같이 지압원이 정돈도 잘 되어 있고 공간도 많이

넓어져서 좋다고 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지압원을 뒤로하고 이제는 기분전환도 할 겸하여

아내와 3일 휴가를 내어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여러 주위 사람들도 아는데 돌아올 때 나의 손을 보고 아무것도

들은 것이 없으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평소에 도움을 받으니 이럴 때 보답도 하는 것이다.

항상 짐이 많기 때문에 일부는 미리 선물을 택배배달을 하여

들여 놓는 편이다.

그래서 선물할 한치를 며칠 전에 들여 놓고서 제주도로

즐거운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한치가 반 건조된 것이어서 냉동보관을 해야 하는데 오징어

말린 것으로 깜박 착각하고 간 것이 실수였다.

급히 다영씨에게 전화를 하여 한치를 냉동고에 넣어 달라했다.

제주도에서 아내와 나는 여기저기 명소를 구경하고 맛있는 지역

음식도 먹으며 신나게 푹 쉬고 돌아왔다.

제주도 여행 다녀 온 기념으로 옆집에 한치 한 축을 주었는데

받은 사람이 한치에 곰팡이가 너무 많아서 먹지도 못하는 것

주었다며 야단이었다.

 "원장님 보이지 않는다고 곰팡이 핀 것 사왔냐." 하면서

잘보고 사와야지 속아서 사왔다고 난리다.

순간 아차 싶었다.

며칠 냉동고에 보관하지 않은 것이 날이 더워서 빨리 상한 모양이었다.

나는 할 말을 잊었다.

선물이라고 준 것이 곰팡이가 있으니 주고도 욕먹을 판이었다.

제주도에 급히 전화를 해서 또 다시 주문하여 선물을 주었다.

곰팡이가 난 한치가 3축 정도가 되는데 나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고민하고 있는 중에 마침 다영씨가 그것을 보고는 씻어 보겠다면서

솔로 한참동안 빡빡 밀면서 전부를 씻었다.

지압원에서는 말리는 일도 쉽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노부모가

계시는 자기 집으로 가져가서 말러 온다는 것이다.

다음날 말린 한치를 들고 와서는 하는 말이 옥상 빨랫줄에

한치를 한 개씩 한 개씩 걸어서 말리니 배에서 말리는 것처럼

주렁주렁 웃기기도 하고, 동네 온갖 파리들이 달려들어 모친이

하루 종일 파리 쫓는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고 하며 정성

드린 한치라고 했다.

이 한치가 이래저래 여러 사람 고생시키고 있었다.

나와 다영씨는 힘들게 말린 한치 한 마리를 구워 먹어보니

약간 싱겁기도 하지만 그런 대로 괜찮아서 둘이 열심히 웃으며 먹었다.

평소 입이 심심하면 다영씨 집에 가져가서 불에 구워 와

간식처럼 먹고 있기는 한데 너무 빡빡 씻는 바람에 한치가 살이

빠져 홀쭉한 기분이 들어 약간 손해 보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지압원 노크소리와

함께 영구가 들어왔다.

마침 손님도 없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영구는 나와 다영씨 둘이

있는 꼴을 못 본다.

영구가 원장님 뭐 먹느냐고 하며 한치를 주지 않을 수도 없어서

둘이서 먹고 있던 한치를 다영씨가 몸뚱이를 찢어서 주었더니

금방 먹고 없어야 할 한치를 한참을 입안에서 오물오물하고

있으니 나는 치아가 없는 사람처럼 왜 그리 오래 십고 있냐고

우리가 다 먹고 없애기 전에 빨리 좀 먹으라고 했다.

영구는 깜짝 놀라며  "원장님 보이지요?" 하며 나의 얼굴에

영구 얼굴을 바짝 대는 것이다.

나는  "그거야 보이든, 보이지 않든, 척하면, 삼척 아이가."

그러자 영구는 한치는 나처럼 먹어야 맛이 있다고 하며 오물오물

십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영구는 치아가 없거나 약해 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추어탕 집에서 자리도 없는데 앉아서 세월아 가거라며

오물오물 먹고 있으니, 추어탕집 주인은 항상 빨리 먹으라고

하는 이유를 오늘에야 알았다.

결국은 한치도 다 먹지 못하고 한개는 들고 나중에 먹는다면서

손에 쥐고 갔다.

영구 때문에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한참을 웃고는 한치가 이렇게

많이 곰팡이 핀 것 씻어보기는 처음이라는 다영씨에게

나는 그것도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라며 억지로 웃겼다.

나는 한치를 씻어라고 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내가 좋은 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오히려 다영씨에게는 더 잘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되면서 항상 사람은 좋은 일을 많이 해야 복을 받지 않을까 쉽다.

좌우지간 다영씨 한사람이 지압원 분위기를 싹 바꾸어 놓았으니

다영씨의 마음은 천사표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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