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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편) 출간예정 -20. -선글라스 너만 써나 나도 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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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약손지 작성일10-01-29 11:19 조회1,8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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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루 쉬고 지압원으로 출근하려고 부산시에서 장애인의
 편리를 위해 운행하는 두리발 승합차가 올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는데
 차가 조금 늦게 도착되었다.

차소리를 들어 보니 두리발이 막 오는 것 같아서 알람을 알리는 시계를

눌러 보니 약간의 늦음을 알게 되었다.

차는 나의 발 앞에 서게 되었는데 기사는 차 안에서 내가 차문을 열고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더니 차소리가 나는 쪽으로 지팡이를

짚으면서 반대편 문 쪽으로 갔으나 그때까지도 기사는 앉아만 있는지

기사의 인기척이 나지 않았다.

두리발이란 차는 1~2급 장애우와 노약자, 임산부들이 흔히 이용하는 차다.

기사는 당연히 내려서 차를 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멀쩡한 사람은 탈 수도 없거니와 이용조차도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이 차를 이용하는 사람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혼자서 차 문을 열고 타고 내려야 하니 나 역시도 화가 난다.

차 문을 열면서 매고 있던 가방을 의자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차를 탔다.

그 기사는 나에게 기분 나쁜 일이 있냐면서 나를 보고는 멀쩡하게

생겼는데 당신 장애인 맞냐고 묻는 것이다.

지팡이를 가지고 타는 것만 보아도 몸이 불편한 것은 세살 먹은

아이라도 알 수 있다.

하물며 장애인 차량 운행한다는 사람이 흰 지팡이를 보고도 모른다면

웃을 일이다.

나는 차를 타면서 흰 지팡이를 보이며 이 지팡이는 보이지 않냐고

하니 기사는 나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잘 못 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기사는 막무가내로 "아니, 당신 장애인 맞나?" 하면서

장애인 수첩을 보자고 했다.

나는 기가 찼다.

아무리 선글라스를 쓰고 운전을 해도 그렇지 보일 텐데 재차 묻는 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그 기사는 나를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사람 같다 면서

장애인 수첩을 보자고 하는데 그래 내가 장애인 맞으면 오늘 너하고

한판 붙자하면서 수첩을 내는 동시에 운전석에 앉아 있는 기사의

뒤통수에다 대고 수첩을 봐라하면서 장애인 카드와 함께 뒷머리에

대고 밀어 버리니 자기도 기분이 좋을 리 없을 것이었다.

그 기사는 어, 어 소리를 내더니 돌아서면서 "당신만 선글라스 썼나!

나도 선글라스 썼다!"라고 하는 것이다.

 "네가 선글라스 쓴 것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고?"하면서 지팡이로

아무 곳에나 찔러가면서 화를 내니 그 기사는 자기도 질세라 한참

격렬하게 차안에서 실랑이를 벌렸다.

 "아니, 우리 같은 사람이 타면 운전석에서 내려와 우리가 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당신 임무지, 가만히 앉아서 타는 사람보고 정상인이

차를 왜 타냐는 식으로 낯을 찡그리면 되겠나?"하며 타일렀다.

그 기사는 "좀 전에 당신이 시계를 보고 있고 선글라스를 쓴 채 가방을

매고 지팡이를 짚고 있어서 등산가는 사람 같아서 정상인

인줄 알았다."라고 하였다.

말이 되는 얘기를 해야지.

흰 지팡이 들고 있는 것을 보면 알 텐데 모른다고 일관하니

어이가 없었다.

지팡이로 기사의 이마에 대고 밀어 버리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고

나도 출근해야 하니 가면서 이야기를 하자며 차는 출발하였고 서로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며 무사히 목적지까지 왔다.

서로 사과도 없이 휑하니 내렸다.

나더러 "정상인 아이가."라고 말하니 뵈지도 않는 것도 억울한데

정상인 취급 받으니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르겠다.

마침 아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집에서 내려다보니 차가 한참 후에 출발한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던 모양이었다.

기사와 싸웠냐고 묻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일을 자초지종 설명했다.

아내는 이제는 싸움하지 말고 다니라고 하는데 주위환경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세월이 좀 지나서 한번 만나면 내가 먼저 사과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서로 얼굴 붉혔던 일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마침내 그 기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먼저 나를 아느냐고 물으니 기사는 손님은 처음 태운다고 하는 것이다.

차량 번호를 물으니 예전에 그 차량번호도 맞고 그 기사 목소리도 맞는데

나를 처음 본다고 하니 그런 사람하고 무슨 대화를 하겠나 싶어 재차

정말 모르겠냐고 물으니 또 다시 처음 태우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를 모른 체하는 기사를 붙잡고 무슨 말을 하겠나 싶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뒤로 가끔은 차량을 이용하면서 만나는데 그 기사는 아예 나를 모른

체하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차비만 주고 내린다.

어느 날 다른 기사에게서 들었는데 나와 다투었던 기사가 두리발 팀장에게

잘 보이는 사람이 두리발을 이용한다면서 팀장은 나와의 일어난 일을 듣고는

 "그 사람이 어디 정상인입니까?" 하면서 그 기사를 꾸짖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마음속으로  "그 놈, 쌤통이다."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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