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포동의 무법자
뵈는 게 없으면 겁나는 게 없다. (2)
우리 아들에게 아빠가 자서전을 책으로 만든다고 하니 우성이가 물었다.
"제목이 뭐꼬? "
"뵈는 게 없으면 겁나는 게 없다."라고 하자,
"아빠 제목이 뭐 그리 어렵노?"
하면서 아들이 제목을 한 개를 일러준다.
"아빠는 겁이 없이 살아가니 전포동의 무법자라고 제목을 붙여라."
고 하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규민이가 말한다.
"아빠, 책 내어 가지고 말아 먹을라고 책 내나?"
내가 말했다.
"책이 국수가? 말아 먹기는... 안 말아 먹도록 해야지.
그러자 우성이가 다시 묻는다.
"아빠 제목이 뭐꼬?"
"아니, 벌써 잊어 먹었나? ‘뵈는 게 없으면 겁나는 게 없다’라고 했더니
"아빠, 아무래도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 면서
‘전포동의 무법자’더 낫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결코 바꿀 수가 없었다.
내가 이때까지 겁없이 살아온 것도 다 뵈는 게 없어서인데 그 제목을 바꾸다니,
어림없다고 하면서 나는 제목을 그냥 쓰기로 하고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너희 회사 사람들한테 아빠가 책이 나오면 한 권씩 다 주문 받아 놔라."고
했더니 그놈이 또 말한다.
"몇 프로 떼어 줄거고?"
"10% 정도 준다."고 하니
작다고 좀 더 달라고 하면서 그렇게 해야 주문을 많이 받아 온다고 했다.
다음날 회사에서 퇴근해 다시 물었다.
"회사의 동생들이 ‘오빠야 본인 이야기가 들어 있으면 안 산다고 하는데 아빠, 내 이야기 들어갔나? "묻길래
"아니, 너 이야기 하나도 안 들어갔다. 주문만 많이 받아 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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