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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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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2-01-30 15:37 조회1,8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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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압원 개업하고 얼마 후 한 손님이 허리가 불편하여 치료를

받게 되었다. 자주 지압원을 오고하여 얼마간 지나 꽤 친분이

생겼다.

 하루는 그 손님이 지압을 끝내고 시간이 있어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불러보자며 가자고 재촉했다.

 복지관 졸업 후 처음 가는 노래방이었다.

 노래방이라는 곳은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지라 한 번 가게 되었다.

 먼저 식사를 하고 호프집에 가서 맥주를 한 잔하게 되었는데

그 집 조명이며 분위가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실명하고 이런 곳에 오기는 처음이었다.

둘이서 각 나라의 맥주를 먹어보곤 하였는데 나는 우리나라 맥

주가 아무래도 입맛에 맞았다.

 오늘 손님이 저녁 대접에 맥주도 한 잔하고 노래방까지 가자고

하니 나에게는 재밌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루 종일 지압원에 있으면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을 때도 있다.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코스는 물고기가 말 그대로 물을

만난 격이었다.

 한 잔하니 기분도 좋았다. 그리고 노래방에 갔다.

 천장에는 황홀한 불빛이 빙글빙글 야하게 돌아가고 었었다.

 각자 부를 노래를 챙겨가며 자기 노래의 전주가 나오면 노래를

불렀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다 부르스 곡을 틀어 놓고서 춤을 추자면서

몸을 바짝 밀착해 왔다.

 남자로서 더 신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게슴츠레한 불빛 속에서 보이는 게 없는 사람 잡고 이러고 싶을

까 하는 생각하면서 경계근무에 돌입하게 되었다.

나는 엉덩이를 뒤로 쭉 밀어내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상대방이 도

는 대로 따라 돌았다.

내가 생각해도 내 모양새가 가관이었다. 그러니 분위가가 날 수가

없는 노릇이 아닌가

 드디어 음악이 끝나고 나는 자리로 앉았고 이젠 분위기도 서서히

죽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시간도 늦었으니 집에 가자며 노래방을 나와 택

시를 타고 지압원으로 왔다.

 지압원 침대에 누워있으니 노래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파노라마처

럼 스쳐지나갔다.

 다시는 둘이서는 노래방을 가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명이 함께 가면 갈까 가지 않을 것이며 그 일이 있은 이후로는

아직 가 본적도 없다.

 작년 연말에 팔딱 추어탕집의 두 여인이 함께 노래방에 가 놀자고

한 것 같은데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지나가는 말로 한

모양인데 기회가 되면 한 번 가서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싶다.

 정말 보이지 않는 사람을 데려다 놓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 아들 말대로라면 "아빠, 원장으로서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지키라" 고 항상 말하니 아들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씩 "아빠, 그렇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될

것" 이라고 이놈이 협박을 일삼았다. 아빠가 앞으로 30년을 살겠냐고

말하면, "아빠 꿈도 야무지네" 하면서 놀린다.

 내가 30년을 더 살아도 너희들 신세지지 않을 테니 안심하라고 하

면서 큰 소리를 쳤다. 언젠가는 아들, 며느리 그리고 아내와 함께

노래방에 갈 마음을 먹어본다. 가족들끼리 라면 더 행복할 것 같다.

오늘도 콧노래를 부른다. 행복한 하루를 계획한다. 행복한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길 기대하지만,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괜찮다.

내가 그들을 다시 행복한 얼굴로 돌아가게 할 자신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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