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지팡이에 의지해서 여의도 방송국까지<조만호약손지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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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25-12-29 10:21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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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구 / KBS제3방송 시각장애방송인
내가 조만호 님을 처음 만난건,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였습니다. 조
만호님이 '심준구의 세상보기'에 출연하신 것이 그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조만호 님은 부산에서 방송국이 있는 서울 여의도 스튜디오까지 흰
지팡이만을 의지하고 혼자서 오셨습니다. 1급 시각장애인이 장거기 여행을
혼자서 하기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해서 참 의지가 굳건한 분이
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송 들어가기 전 대화를 나눌 때 '참 진솔한 분이구나'하는 느낌을 받
았는데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런 첫인상이 틀리지 않았구나하는 확신을 갖
게 됐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내려 놓음으로써 스트레스와 상당 부분의 병을
치료할 수 잇습니다." 방송 중에 했던 조만호 님의 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조만호 님이 운영하는 지압원 홈페이지에는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치유
합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사람을 위하는 그의 마음과 지압원 원장으로서
의 철학이 잘 담겨 잇는 문구가 아닌가싶습니다. 장애우 단체에서 활동하
며 고통을 겪는 많은 분들을 위해 상담한 그의 경험도 소중합니다.
조만호 님은 망막박리로 인해 중도에 시력을 상실한 분입니다. 망막박리
는 수술로 완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수차례 시도된 수술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조만호 님은 결국 실명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 때
슬하에는 자녀들도 있었습니다. 가장이 시력을 상실하게 될 때 장애 당사자
와 가족이 당하는 절망과 충격은 참으로 큰 것입니다. 이래저래 상심이 클
상황입니다. 때문에 실망과 충격이 더욱 컸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조만
호 님은 이러한 좌절, 고통을 모두 이겨내고 불의의 실명으로 인해 발들
이게 된 전혀 다른 세계에서의 삶을 훌륭하게 살아내고 계십니다.
숱한 역경을 헤쳐 나온 그의 삶이 잘 담겨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가 크다 하겠습니다. 이 책이 중도장애우들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원치 않은 일로 실의에 빠진 분들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되기
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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