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야, 저래가지고 구경 다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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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25-09-29 12:02 조회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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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화 야, 저래가지고 구경 다닌단다
나를 찾는 손님 중에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그들은 동양의학이나 대체의학의 신비로운 힘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체의학을 시술하는 내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는게 영 마음에 걸렸다. 흰 가운을 입을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생활한복이었다. 손님들도 좋아했고 내가 입고 활동하기에도 편했다. 옷을 골라주는 것은 아내였다. 언제나처럼 아내는 항상 나의 눈이요, 보디가드 역할을 한다.
어느날 아내와 함께 시장을 돌면서 한참을 걸어 다녔다. 상점 아주머니가 뭘 찾느냐고 물었다. 보통 사람들처럼 나는 "구경하면서 옷을 찾고 있습니다." 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많이 구경하세요" 했다. 몇걸음 가려니 내 뒤에서 그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들렸다. " 눈이 저래가지고 구경 다닌단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웃어댔다.
옛날 같았으면 한바탕 싸웠을지도 모르지만 더는 그러지 않았다. 아내와의 약속도 있었고 사회적인 체면과 품위를 지키라는 아들의 말도 떠올랐다.
그만큼 내 마음이 여유로워진 탓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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