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장인과의 마지막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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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25-11-05 16:38 조회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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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에 마음고생을 드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맏사위로
서 두루두루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을 남긴다.
지압원을 차리고 어는 정도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부모님께 효도를 하려고 보니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었다.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처가의 장인 장모님도 연로 하셨다.
내 부모님은 모두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내가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주셨던 장인 장모님께라도 조금 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해드린 선물이 장모님의 목걸이와
장인 어른의 휴대폰이었다.
두 분 모두 기뻐하셔서 내가 더 마음이 흐뭇했다.
사위란 놈이 귀한 딸내미를 데리고 가서 하루도 편하게
못해주었으니 얼마나 마음을 졸이셨을까.
그걸 생각하면 늘 죄인 같았다.
장인께서는 말 년에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계셨는데 나는 이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전화 안부를
드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런데 임종을 며칠 남기고 내가 갔는데 장인 어른께서
내 손을 꼭 잡으셨다. 기력도 없는 앙상한 장인의 손을 잡으며
나는 아무런 할 말도 없었다. 내가 드릴 수 있는 한마디는
다만 "죄송합니다." 였다. 장인은 내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마지막 사력을 다해 내 손을 꼭 쥐어주셨다.
나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이승에서의 마지만 인사라는 것을.
사위가 되어 제대로 자식 노릇 한 번도 못해드린 게 괴롭고
죄송해서 나는 가슴으로 울고 있었다.
장인 어른과 작별의 인사를 하도록 아내를 처가로 보냇다.
그 후 사흘 뒤에 장인 어른은 세상을 떠나셨다.
장인은 병석에 누워 계시는 동안 조 서방 같은 사람 없으니
잘해주라고 아내에게 신신당부 당부하셨다고 한다.
처음에 못마땅했고 더구나 장애까지 얻게 된 부족한 사위였지만
마지막에는 걱정을 내려놓고 편히 따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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