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마이 묵그라!"
어느새 아이들의 입은 모두 까맣게 변했다. 개구리 막대기에 묻
은 검은 재가 입 주변에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서로의 모습을 쳐다보며 깔깔거렸다. 자기들이 보아도
우스운 모양새였다.
개구리 다리 한쪽을 잡고 맛나게 먹던 만호가 말했다.
"행님아, 그라몬 집에 갈때 재첩 좀 잡아갈까? 어무이캉 큰누야
캉 드시라꼬!"
큰형이 만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일곱 살 밖에 안 된 만호가 기특했다.
그 옆에서 수철이도 만호를 거들었다.
"내는 게를 잡아야겠다. 우리 할마시는 게를 젤로 잘 자신다!"
만호가 그런 수철이를 놀리듯 한마디 했다.
"수철이 니. 쩌번만치로 게한테 물리지나 말그라."
"내가 언제 게한테 물렸는데? 바위산도 못 뛰는 놈이!"
만호와 수철이가 또 다시 아옹다옹 싸웠다. 한 동네에서 태어난
만호와 수철이는 늘 함께 붙어 다니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러나 어깨동무를 하고 골목을 누비다가도 곧잘 아옹다옹 거리며
말다툼도 하곤 하였다.
이번에는 마을 뒤에 있는 바위산에서 뛰어내리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다툼이 벌어질 참이었다. 만호가 수철을 노려보며 말했다.
"누가 그러는데? 내가 바위산에서 못 뛴다꼬!"
"니 저번에도 올라가 뛴다 카고는 그냥 갔다 아이가!"
"그기야! 그때는 갑자기 배가 아파가 똥 누러 간 기다!"
"일마들 또 싸우네. 행님아, 우리는 게 잡이나 가입시데이!"
다른 친구들의 말에 큰형이 만호와 수철이를 쳐다보다 웃으며
일어섰다.
"그카자. 느그들은 마져 싸우고 온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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