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이가 싸온 도시락은 꿀맛이었다. 게다가 삶은 계란과 시원
한 사이가가 일품이었다. 만호는 태어나서 처음 사이다를 먹어 보
았다. 그 톡 쏘는 감칠맛이 입안에 내내 맴돌았다. 세상에 이렇게
달콤한 맛이 또 있을까 신기하기까지 했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드디어 보물찾기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아 놓고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보물은 숲 속 군데군데 숨겨놓았다. 이번에는 연필과 공책뿐만
아니라 교장선생님께서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특별하게 운동화도
보내주셨다. 1등을 찾은 사람에게 운동화를 준다! 모두들, 열심히
보물을 찾아보기 바란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우와아아 함성을 지르며
숲 속으로 내달렸다.
만호는 영은이와 함께 가까운 숲 속을 조심스레 걸어갔다. 보물
을 찾으면 좋겠지만 영은이 때문에 멀리 갈 수는 없었다. 만호는
수철이가 달려간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씁슬하게 웃었다.
"아마도 수철이가 1등을 찾아올 끼다. 니 모르제, 보물찾기 선수
다. 수철이는."
영은이가 만호를 보며 말했다.
"나도 보물찾기 하고 싶은데....."
만호는 영은이를 바라보았다. 영은이가 아쉬운 듯 웃었다.
"난 소풍도 처음이지만, 보물찾기는 한 번도 못 해봤어."
만호가 놀라 물었다.
"소풍이 처음이가?"
영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릴 때부터 눈이 잘 안 보여서 학교도 제대로 못 갔는 걸."
그런 영은이를 만호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학교를 다니면서 남들
이 느끼는 즐거움이라곤 하나도 부려보지 못한 영은이가 안쓰러
웠다. 만호는 영은이의 손을 덥썩 잡고 일어섰다.
"우리도 해 보자. 아무 것이라도 찾으면 된다 아이가!"
"정말?"
영은이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피어올랐다. 만호와 영은이는 막
대기를 잡고 숲 속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아마도 벌써 보물을
찾은 아이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벌써 찾았는 갑따."
만호가 초조하게 말했다.
"우리 저쪽으로 가보자. 아직 다른 아이들이 못 찾아 가 본 곳을
로 말이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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