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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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슬픔은 파도처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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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5-22 15:29 조회1,8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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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형은 능구렁이처럼 깨끗한 구두도 벗겨오는 것이 진정한 구

두닦이의 자세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만호는 더러운 구두를 신은

사람에게만 구두를 닦을라고 이야기 하는 수준이었다.

 일은 고되고 힘들었다.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열 컬레가 넘는 구

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현수형이 자리 잡고 일하는 영화관 옆

창고까지 날라야 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현수형이 불호령이 떨어졌다. 닦아야 할 구

두를 가져다주면 어느새 먼저 가져온 구두는 반짝반짝 광택을 내

며 닦여져 있었다. 그러면 새 구두를 들고 다시 뛰어야 했다.

 다 닦은 구두를 가져갈 때에는 몇 가지 조심을 해야 했다. 지문

이나 손자국이 구두에 남아서는 안 되었고, 먼지가 앉아도 미끄러

질 정도로 광택이 나야 했고 손 때 하나 묻어 있으면 흠이 되었다.

 그래서 만호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빠르게 움직여야 했기에 두 배

로 기운을 쏟았다.

 아침부터 일해서 학교가 끝날 시간까지 만호는 하루종일 구두를

옮기고 다녔다. 그렇게 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은 쥐꼬리만 했다.

 직접 구두를 닦아야 돈이 되는데, 구두 거둬오는 일로 하루종일

돌아다녀 봐야 겨우 혼자 쓸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돈이었다.

 만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 돈을 벌려고 학교를 그만두었

느냐고 큰누나가 나무래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만호는 고심

끝에 또다시 매표소의 종수를 찾아갔다. 비록 수수료를 몇 푼 쥐

어줘야 하지만 또 다른 일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종수야. 내도 밤에 아이스케끼 장사 좀 할 수 없을까?"

 종수가 만호를 쳐다보았다.

 "너 구두 거둬오는 것도 힘들다 안 캤나. 하드 통 들고 돌아다닐

수 있겠나?"
 
 만호에게는 그런 것쯤은 문제도 아니었다.

 "쾌안타. 할 수만 있으면 뭔들 못 하겠나. 방법이 있겠나?"
 
 그렇게 해서 종수 덕에 어렵사리 아이스께끼 장사를 하는 형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아이스께끼를 통 안에 가득 담고 돌아다니는

건 생각보다 힘에 부쳤다. 그러나 만호는 쉬지 않고 하드 통을 들

고 영화관과 공원 등을 누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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