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가 사는 지역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역이라 물이 빠지
고 나면 갯벌에서 재첩이나 게를 잡을 수 있었다. 또한 논에 그물
을 던져 개구리를 잡는 것도 재미 있는 놀이 중에 하나였다.
그날도 만호와 친구들은 논에 그물을 쳤다.
"행님아! 논두렁 막아라! 개구락지 도망간다 아이가!"
일곱 살 난 만호가 저만치에서 아이들과 함께 고함을 질렀다.
건너편 논 맞은편에서 커다란 그물을 잡고 서 있던 만호의
큰형이 논두렁을 막았다.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그물을 잡고 논바닥을 이리저리
휘저엇다.
"이야야!!"
아이들의 함성 소리가 뜨거운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는 지평선
위에서 우렁차게 들렸다.
대여섯 명의 빡빡머리 아이들이 우르르 논 반대편으로 개구리들
을 몰아갔다. 그러자 개구리들이 그물에서 도망치려고 이리저리
춤을 추듯 널뛰었다. 아이들의 함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수철아, 너 봤제? 개구락지는 이리 잡는 기다!"
"니가 잡았나? 만호 니 행님이 잡아 준거지!"
만호의 친구인 수철이가 입을 비죽거리면서 웃었다. 평소 같으
면 두어 마리 잡을까 말까 한 개구리를 오늘은 만호의 큰형 덕에
일곱 마리나 잡은 까닭이었다.
아이들은 낮은 산등성이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모닥불을 피웠다.
가느다란 막대기를 개구리를 한 마리씩 끼우고 모닥불 위에 올라
놓았다. 먹을 것이 부족한 그 시절 아이들에게 개구리는 좋은 간
식거리였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입을 달싹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익어가는 개구리를 보며 만호는 큰형에게 물었다.
"행님아, 큰누야는 개구락지를 와 못 먹는데?"
나뭇가지를 들고 모닥불을 피우던 큰형이 씨익하고 웃었다.
"와! 먹을 거이 앞에 있으이 큰누야가 생각나나?"
"응. 어무이도 그라고 큰누야도 그라고, 왜 개구락지 안 먹는다
카는데?"
옆에서 이제나저제나 개구리 익기를 기다리던 수철이가 막대기
하나를 집싸게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한마디 한다.
"니는 그것도 모르나? 개구락지가 팔딱팔딱 뛰 다이니, 여자들
이 먹으몬 어디로 갈지 모른닥꼬 먹지 말라 카는 기다!"
"참말이가? 행님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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