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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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슬픔은 파도처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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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5-20 15:23 조회1,6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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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호는 말없이 졸래졸래 큰누나의 뒤를 따랐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말이 없는 큰누나는 더욱 무서웠다.

 큰누나는 어릴 때부터 만호가 제일로 무서워하는 사람 아니던

가. 큰누나를 다라 밤길을 걸으며 만호는 어떻게 해서든 큰누나의

화를 누그러뜨려 놓아야 하지 않을까 골똘히 생각했다. 그러다 조

심스레 몇 마디를 꺼냈다.

 "누부야. 안 있나..... 내가 일을 한 거는...."
 
 만호가 주섬주섬 말을 꺼내는 것과 동시에 큰누나의 칼날 같은

음성이 날아왔다.

 "시끄럽다!"

 만호는 다시 입을 삐죽 내밀고 말없이 큰누나를 따라갔다.

 집에 도착하자, 큰형이 작업복 차림으로 마당에 서 있었다. 아마

도 일을 하다가 급하게 뛰어온 것 같았다. 만호를 보자 큰형은 우

뚝 멈춰 서서 물끄러미 만호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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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꾀죄죄한 몰골에 눈만 똥그랗게 뜬 만호가 눈치를 보며 큰형을

살폈다. 큰형이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듯 만호를 향해 물었다.

 "밥 묵엇나?"
 
 형이 물었다. 만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큰누나가 말없

이 부엌으로 들어가 늦은 저녁상을 내왔다. 만호는 큰형과 큰누나

의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말없이 만호가 밥을 먹는 것을 지켜보던 두 사람은 동시에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만호가 식사를 마치자마자 큰누나가 상을

밀쳐놓으며 다짜고짜 말했다.

 "밥 묵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 캐서 가만 있었는데, 이제 말해

보그라. 니, 와 학교 그만 뒀노?"

 만호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큰누나의 목소리가 또 터져나왔다.

 "니 육성회비는 형아가 마련한다꼬 걱정하지 말라 캤나 안 캤나,

 니 때문에 야근도 하고 철야도 해가 육성회비 가져갔더만, 니 진

즉에 핵교 때려치웠다카더라! 이게 대체 무신 일이고?"
 
 만호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큰형이 자신의 육성회비 마련하느

라 두 달에 한 번씩 집에 온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만호였다.

 그래서 갈수록 몸이 비쩍비쩍 마르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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