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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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슬픔은 파도처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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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6-02 17:35 조회2,094회 댓글0건

본문


 "우리 만호가, 오늘 애미 때문에 고생 많았네? 이제 빨리 들어가

숙제하그라. 애미가 너무 오래 붙잡았는 갑따."
 
 "아니라예. 어무이 주무시는 거 보고 갈랍니다!"

 만호가 씩씩하게 대답했지만 어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으셨다.

 "아이다. 우리 만호가 커가 착하고 훌륭한사람이 될 낀데, 내가

이리 방해를 하면 되겠나. 퍼뜩 가가 공부하고 온나."

 어머니는 한사코 만호를 건넌방으로 보냈다.

 "그라몬 후딱 끝내고 올 끼다!"
 
 만호가 씩씩하게 대답하고 건너갔다. 만호는 어머니 말씀처럼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도 수학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수학 문제를 붙잡고 끙끙대다 만호는 살며시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만호는 어머니와 아리따운 꽃길을 걷고 있었다. 어머

니는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저만치에서 만호를 손짓하며 불렀다.

 그런데 만호가 한 발 다가가면 어머니가 두 발 뒤로 물러섰고, 만

호가 두 발 다가가면 어느새 어머니는 네 발 뒤로 물러섰다. 만호

는 큰 소리로 어머니를 불렀다.

 "어무이! 어디 가십니꺼! 어무이!!"

 만호가 놀라 벌떡 일어났다. 깜빡 잠이 든 줄 알았는데 어느새 한

밤중이었다. 다른 형제들도 쪼르르 만호 옆에서 잠들어 있었다.

 만호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어머니가 주무시는 안방으로 살금

살금 건너갔다. 어머니 옆에는 큰누나가 잠들어 있었다. 만호는

어머니 곁으로 다가갔다.

 어머니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웃고 계셨다. 만호는 어머니

의 얼굴을 보며 배시시 웃다가 가지런한 어머니의 손을 살포시 잡

았다.

 순간, 만호의 손에 차가운 어머니의 손이 느껴졌다. 만호는 놀라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웃고 있었지만 창백한 어머니의 얼굴!

 만호는 어머니의 몸 여기저기를 더듬더듬 만져보았다.

 차가웠다. 그리고 얼굴은 창백했다. 만호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신 것이었다.

 만호는 자기도 모르게 솟구쳐 흐르는 눈물을 참아내기 어려웠

다. 그리고 어머니를 목 놓아 불렀다.

 "어무이! 어무이!! 일어나 보이소! 지 만호라예! 어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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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묻힐 땅 한 평이 없던 만호네는 어머니를 화장하기로

했다. 어머니는 한 줌의 재가 되었다. 그렇게 화장터에서 어머니

는 한 줌의 재로 돌아와 만호의 품에 안겼다.

 만호와 형제들은 어머니를 산에다 뿌려 드렸다. 바람결에 따라

어머니가 흩날렸다. 그 바람을 따라 만호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

졌다. 만호는 이제 바람이 되어 흩날리는 어머니를 향해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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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무이. 가보고 싶은 곳 여기저기 마음껏 다니이소! 만호는 절

대 울지 않을 끼라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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