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HOME  >  동화책 출판  >  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마음으로 세상과 만나는 친구....2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7-07 15:17 조회2,141회 댓글0건

본문


  아침 조회 시간에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만호는

손을 들까말까 망설엿다. 아직 가족들에게 소풍을 간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말을 했어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며칠 전에 어머니가 또 쓰러지셨다. 완쾌되지 않은 채로

행상을 나가셨다가 급기야 각혈을 했던 것이다. 쓰러진 어머니는

쉬이 일어나지 못하셨다. 온 가족이 어머니 때문에 걱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한 때에 소풍을 간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소풍을 가려면 그래도 주먹밥이라도 싸가야 할 터인데 그럴 형

편도 못 되었다. 만호는 부잣집에 사는 영은이를 부러운 듯 바라

보았다. 그런데 영은이가 한숨을 포옥하고 내쉬는 것이었다.

 "니는 와 한숨이고?"
 
 가정 형편상 소풍을 못 갈 것 같은 만호는 입이 대발은 튀어나와

영은이를 보며 말했다. 영은이가 또 한 번 푸~하고 한숨을 쉬며

만호를 쳐다보았다.

 "나 소풍 못 갈 거 같아."
 
 만호는 의외라는 듯 물었다.

 "와? 무슨 일이 있나?"
 
 "엄마가 위험해서 안 된대. 앞도 잘 안보이는데 산에 가면 다친

다고 만호 너는 좋겠다 소풍도 가고."

 그 말에 만호 역시 한숨을 내쉬며 영은이에게 말했다.

 "내도 못 간데이. 어무이가 아파가 도시락도 몬 싸는데 우째

소풍을 가겠노."

 만호와 영은이는 들떠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

았다.

 "니는 아파가 몬 가고, 내는 밥이 없어 몬 가고."

 갑자기 영은이가 만호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만호야! 우리 같이 소풍 가자!"

4ea62dc5491ad48c53fa288b4fc51bf9_1635994281_0938.JPG

 
 만호가 으아한 듯 영은이를 바라보았다.

영은이는 배시시 웃으며 만호를 바라보았다.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내가 너의 도시락을 싸올게, 그 대신 너는 내가 넘어지지 않게

길잡이가 되어 줘, 그러면 소풍에 둘 다 갈 수 있잖아!"
 
 영은이의 말을 듣던 만호의 얼굴에 살금살금 미소가 피어올랐

다. 급기야 만호는 활짝 웃으며 영은이에게 소리쳤다.

 "니는 우째 그리 머리가 좋노!"

 영은이를 잘 데리고 다녀온다는 약속을 하고 영은이 어머니는 영

은이의 소풍을 허락했다.

 그리고 만호의 도시락까지 정성스럽게 싸 주셨다.

 만호는 영은이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긴 막대기 대신

짧은 막대기의 양쪽을 잡은 만호와 영은이는 산길을 걸었다. 올라

가는 길이어서 영은이의 얼굴에는 제법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만호는 영은이가 걷기 쉽게 앞에 놓인 돌멩이는 치우고 스스로

듬직한 사내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뿌듯해졌다. 영은이도 만호가

이끄는 대로 말없이 잘 따라왔다. 오랜만에 산에 오르며 마시는

공기는 상쾌하고 시원했다.

 (계속)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상호명 조만호 약손지압원   |  대표명 조만호  |  사업자등록번호 432-90-00343 신한은행 110-497-595635  
TEL 051)805-1237 / FAX 051)805-9633 / 010-6337-9675  |  ADD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성로 134
E-mail manhoooo@hanmail.net  |   Copyrightsⓒ2021 조만호지압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