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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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1탄

마음으로 세상과 만나는 친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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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7-07 15:17 조회2,0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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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조회 시간에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만호는

손을 들까말까 망설엿다. 아직 가족들에게 소풍을 간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말을 했어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며칠 전에 어머니가 또 쓰러지셨다. 완쾌되지 않은 채로

행상을 나가셨다가 급기야 각혈을 했던 것이다. 쓰러진 어머니는

쉬이 일어나지 못하셨다. 온 가족이 어머니 때문에 걱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한 때에 소풍을 간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소풍을 가려면 그래도 주먹밥이라도 싸가야 할 터인데 그럴 형

편도 못 되었다. 만호는 부잣집에 사는 영은이를 부러운 듯 바라

보았다. 그런데 영은이가 한숨을 포옥하고 내쉬는 것이었다.

 "니는 와 한숨이고?"
 
 가정 형편상 소풍을 못 갈 것 같은 만호는 입이 대발은 튀어나와

영은이를 보며 말했다. 영은이가 또 한 번 푸~하고 한숨을 쉬며

만호를 쳐다보았다.

 "나 소풍 못 갈 거 같아."
 
 만호는 의외라는 듯 물었다.

 "와? 무슨 일이 있나?"
 
 "엄마가 위험해서 안 된대. 앞도 잘 안보이는데 산에 가면 다친

다고 만호 너는 좋겠다 소풍도 가고."

 그 말에 만호 역시 한숨을 내쉬며 영은이에게 말했다.

 "내도 못 간데이. 어무이가 아파가 도시락도 몬 싸는데 우째

소풍을 가겠노."

 만호와 영은이는 들떠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

았다.

 "니는 아파가 몬 가고, 내는 밥이 없어 몬 가고."

 갑자기 영은이가 만호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만호야! 우리 같이 소풍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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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호가 으아한 듯 영은이를 바라보았다.

영은이는 배시시 웃으며 만호를 바라보았다.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내가 너의 도시락을 싸올게, 그 대신 너는 내가 넘어지지 않게

길잡이가 되어 줘, 그러면 소풍에 둘 다 갈 수 있잖아!"
 
 영은이의 말을 듣던 만호의 얼굴에 살금살금 미소가 피어올랐

다. 급기야 만호는 활짝 웃으며 영은이에게 소리쳤다.

 "니는 우째 그리 머리가 좋노!"

 영은이를 잘 데리고 다녀온다는 약속을 하고 영은이 어머니는 영

은이의 소풍을 허락했다.

 그리고 만호의 도시락까지 정성스럽게 싸 주셨다.

 만호는 영은이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긴 막대기 대신

짧은 막대기의 양쪽을 잡은 만호와 영은이는 산길을 걸었다. 올라

가는 길이어서 영은이의 얼굴에는 제법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만호는 영은이가 걷기 쉽게 앞에 놓인 돌멩이는 치우고 스스로

듬직한 사내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뿌듯해졌다. 영은이도 만호가

이끄는 대로 말없이 잘 따라왔다. 오랜만에 산에 오르며 마시는

공기는 상쾌하고 시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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