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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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유리공장에서 일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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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0-12 14:59 조회1,1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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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을 그만둔 만호는 영화관 근처를 서성거렸다. 예전에 아이

스께끼 장사를 하던 형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영화관 매표소에서 일했던 종수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종수는 어느새 어른 티를 낼 정도로 자라 있었다. 땟물이

줄줄 흐르던 매표소 시절의 종수가 아니었다.

 제법 어른 흉내를 내어 반듯하게 가르마를 타서 기름

을 바르고, 옷도 꽤나 깔끔하게 차려 입었다.

 종수를 보며 만호는 자신도 그만큼 컸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종수가 먼저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면 어디 도시청년인 줄 알 정

도로 세련되어 보였다.

 "니 만호 아이가?"

 동전을 짤랑거리며 지나가던 종수가 먼저 만호를 알아 보고 아는

체를 했다. 만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종수를 쳐다보았다.

 종수가 안 돼 보인다는 표정으로 만호의 위아래를 눈으로 훑었다.

 "니 아직도 그리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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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수는 만호를 이끌고 시장의 국밥집으로 데리고 갔다. 마침 식

사 때를 놓친 만호는 허겁지겁 국밥 한 그릇을 비워냈다. 맛있게

국밥을 먹는 만호를 가만히 지켜보던 종수가 말을 꺼냈다.

 "니 유리공장 들어갔다 카더만 때리 치아쁘렀나?"

 만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만호는 종수를 살피며 물었다.

 "니는 매표소 일보다 휠씬 나은 일자리 구한 모양이네? 얼굴이

말끔하구마는."

 그 말에 종수가 제법 잘나간다는 듯이 제 옷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인생 뭐 별거 있나. 그 좁고 좁아터진 매표소에서 표 팔아가 언

제 출세하느냐 말이다. 내가 봐주는 행님이 계신데, 그분 따라 다

니믄서 일 좀 배운다 아이가!"

 일을 배운다는 종수의 말에 만호의 눈이 번쩍 뜨였다. 만호 역시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어서 호기심 어린 눈길로 종수에게 물었다.

 "뭔 일을 배우는데? 내도 거기에 좀 끼면 안 되긋나? 지금 내도

일자리 구하는 중이다."

 종수는 국밥을 먹지도 않았으면서 이쑤시개를 물며 거드름을 피

웠다. 그때 예전에 종수가 말하던 수수료가 생각났다.

 "니 수수료 때문에 그러나? 내가 일만 잘 되면 줄끼구마."

 종수의 눈이 빛났다.

 "내가 언제 니한테 수수료 떼 달라 카드나? 뭐...눈치 빠른 아가

하나 필요하긴 한데.... 그라모 한 번 해볼 끼가?"

 그래서 만호는 종수를 따라 종수가 모신다는 형님을 만나러

 동네에 있는 다방으로 갔다. 그 형님은 종수보다 더 거들먹거리며

다방에서 노닥거리고 있었다. 무엇을 해서 돈을 버는지는 모르겠

으나 쾌나 부자처럼 보였다.

 종수가 다가가 귓속말로 뭐라고 얘기를 하자 그 형님이 만호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며 종수의 어깨를 툭

툭 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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