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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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하드 통을 메고...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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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0-15 15:28 조회1,3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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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호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작년 체육대회 때 이어달리기 대표

로 나가 뛰었던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만호가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 뭐하노. 이제는 아이스께끼 하나라도 더 팔라꼬 이리저

리 뛰어다니고 있는데."

 만호는 이제 자기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듯 말했다. 옆에서

승태가 쓸쓸하게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캐도 내는, 니가 부럽다. 내는, 한 번도 그렇게 뛰어본 적이

없으이까네."

 만호는 그런 승태의 쓸쓸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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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타. 승태야."

 승태가 만호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툭툭 쳤다.

 "니가 미안할 게 뭐 있노. 쾌안타."
 

 만호와 승태는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

랐다. 그때 멀리서 언덕 위를 올려다보았다.

 "깜빡 정신을 놓고 있었네. 내려갈 시간이 다 된 기가?"
 

 만호는 승태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승태는 손을 내밀며 악수

를 청했다.

 "쾌안타. 참, 만호 니는 집에서 공부한다 캤나? 참고서는 있나?"
 

 "우리 누부가 제법 잘 구해다 준다. 시험지도 얻어 온다 아이가?"
 

 "그래? 앞으로는 나한테 온나. 핵교에서 필기한 공책이랑 참고

서랑 내가 싹 다 빌려줄 테니까네."

 승태는 만호에게 인사를 하고 언덕위로 올라갔다. 절뚝거리며

언덕 위를 오르는 승태의 어깨가 심하게 흔들렸다. 만호는 그런

승태의 뒷모습이 참 용감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것을 승

태가 지닌 마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호는 자신에게 튼튼

한 두 다리를 준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맞다. 어디 한 군데 아픈 데 없고, 두 다리 멀쩡하고, 영은이처

럼 눈이 안 보이는 것도 아이고... 얼마나 행운아인가. 내는 그동

안 너무 배부른 투정을 했던 거다. 집이 가난타꼬, 몸이 조금 고되

다꼬 투정 부린 게 엄청 창피하네. 알고 보이 내는 참말로 행복한

놈인 기라.'

 만호는 승태를 보며 자신의 나태함과 부족함에 대해 깊이 반성

했다. 그리고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했다.

 저만치 언덕 위에서 승태가 손을 흔들었다. 만호 역시 활짝 웃으

며 손을 흔들었다.

 만호는 하드 통을 어깨에 두르며 씨익 웃었다. 그 순간 만호는

아직 다 못 판 아이스께끼가 떠올랐다.

 '아차! 아이스께끼! 아직 다 못 팔았는데...'

 만호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

기 전에 아이스께끼를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호는 언덕 아래로

줄지어 내려가는 아이들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내달렸다.

 "아이스께끼! 시원하고 달달한 맛나는 아이스께끼 있어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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