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뭔데 홀 일에 간섭이고! 인마야!"
"와, 아를 이리 못 살게 구노! 불쌍한 아이다!"
"중호 저마가 일을 똑바로 해봐라. 내가 이러겠나! 저마 땜시 일
을 두세 번 하는데 우째 화가 안 나노!"
"니가 진짜로 중호가 일을 못해가 그러는 거가? 온갖 나쁜 짓은
니가 다 저지르면서 중호한테 몽땅 덮어씌우는 거 아이가?"
그렇게 두 녀석들이 치고 받으며 방 안을 휘젓고 다닐 때 문 밖에
서 벼락같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그만두지 못하나!"
언제 왔는지 중국인 사장이 인상을 쓰며 방 앞에 턱하니 버티고
있었다. 만호와 창대가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씩씩거리며 서로
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녀석들아! 저녁 장사 준비나 할 것이지 이게 무슨 일이고!
그것도 홀에서!"
창대가 금방 아부를 하듯 사장에게 쪼르르 가더니 만호를 일러
바치기 시작했다. 주머니에서 지폐 두장을 꺼내 사장에게 내밀며
창대는 의기양양하게 만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사장님, 혹시 저번에 돈 잃어저린 적 업어예?"
"돈?"
돈이라는 말에 중국인 사장이 눈을 빛내며 창대와 만호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가운데에 몸을 말고 있던 중호가 창대의 말에 고개를
번쩍 들며 쳐다보았다. 자신의 도둑질을 고해바칠지도 모른다는 조
바심 때문이었다. 창대는 지폐를 내밀며 만호를 째려보았다.
"며칠 전에 장부가 맞지 않는다고 한 적은 있지! 그 돈 말이가?"
"예! 제가 그 돈을 찾았습니더!"
"어디서?"
창대가 만호를 한 번 쳐다보더니 중호가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중호가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 행동을 본
사장이 눈을 부라리며 중호에게 달려들었다.
"이제 너는 끝이야! 당장 내 가게에서 나가! 난 도둑놈하고는 일
못한다!"
중호는 졸지에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만호는 기가 차서 창대를
노려보다가 중국인 사장에게 다가갔다.
"사장님은 와 창대 말만 듣고 중호에게 그럼니꺼!"
"넌 또 주방 일 안하고 나와서 싸움질이고! 어서 들어가서 일
이나 해라!"
"중호가 돈을 훔친 건 다 창대 저마가 시키가 그런 겁니더! 그라
고 오늘도 훔쳐오라고 캤는데, 중호가 못한다고 버티니까 창대가 아
를 또 팼습니다! 사장님은 와 중호 말은 들어보덜 않고 무작정 창
대 편만 드는 겁니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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