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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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순화루로 옮기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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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9-08 14:53 조회9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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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에 깜짝 놀라 두 손을 모으고 싹싹 빌

었다. 만호는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사장님 역시 그 만두를 중호

가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다른

종업원들이 들으라고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것인지도 몰랐다.

 홀 종업원들은 가끔 주방에서 내온 배달음식을 중간에서 가로채

자기들이 먹어치우곤 했다. 대부분은 중호가 배달가는 경우 이런

저런 협박을 해서 중호에게 배달음식을 빼앗는 것이었다.

 중호는 그럴 때마다 모두 자신이 한 일이라며 잘못했다고 빌고

또 빌었다. 홀의 종업원들은 자기들 때문에 중호가 혼이 나는데도

마치 자신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무시했다. 만호는 홀 종업

원들이 쉬는 방을 짜증스레 쳐다보았다.

 중호는 벌게진 볼을 부여잡고 홀로 창고로 가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 만호는 중호를 따라 창고로 갔다.

 두 눈이 벌게지고 퉁퉁 부을 때까지 중호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

다. 정신이 약간 모자라는 중호지만 억울한 건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업원들은 중호가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인 것처

럼 취급했다. 만호는 울고 있는 중호를 바라보다 그 앞에 앉으며

자장면을 내밀었다.

 중호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만호를 쳐다보았다.

 "니 점심도 못 먹고 배달했다 아이가. 묵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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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퉁퉁 불은 자장면이었지만 중호는 허겁지겁 입에 넣었다.

 아침도 제일 나중에 먹느라 변변한 식사도 못한데다, 바로 장사를

시작해야 했기에 서서 먹기 일쑤였던 중호는 오랜만에 재대로 된

자장면을 먹어서인지 맛있게 싹싹 그릇까지 핥아 먹었다. 자장면

을 먹는 중호를 바라보자 만호는 예전에 배곯던 자신의 모습이 떠

올라 중호가 더욱 안쓰럽게 느껴졌다.

 "니가 안 한거는 안 했다 캐라. 왜 니가 다 오해를 받노?"
 
 그 말에 중호는 힐끔 만호를 바라보다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

렸다.

 "만두 지가 먹었어예. 전부 지가 먹었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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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뜩 주눅이 든 채 중호는 얼버무리듯 말했다. 아마도 형들이 그

렇게 교육을 시킨 모양이었다.

 "내는 다 안다. 억지로 거짓말 안해도 된다."
 
 중호는 핥던 자장면 그릇을 툭하고 내려놓고 또 다시 꺼이꺼이

울었다. 생각할수록 서럽고 슬픈 모양이었다.

 "아부지가 집에 오지 말라 캐서예. 난 갈 데가 없어예. 엉엉..."

 만호는 가녀린 중호의 어깨를 말없이 감싸주었다. 어디에도

환영받지 못한 채 서러움을 당하고 있는 중호가 너무 안쓰럽게 느

껴졌다.

 "다음부터는 달라고 해도 주지 말라. 자꾸 달라고 하면, 주방장

아저씨한테 말하그라."
 
 "주방장... 아저씨도 막 소리치는데..."
 
 중호가 눈물을 매달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야. 니가 실수를 하니까 혼을 낸 것이고, 만약에 홀 애들이

배달음식 훔쳐 먹은 거 알면, 그리 안 할끼다. 좋은 아저씨다.

 또 한번 니한테 그런 거 하라 카모, 하지 말고 내한테라도 뛰어온

나. 알긋나?"

 중호는 알았다는 얼굴로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만호는 중호

가 깨끗하게 비운 자장면 그릇을 들고 일어났다. 중호가 만호를

따라 일어나며 활짝 웃었다.

 "이제 양파 깔까예?"
 
 만호는 입가에 검은 자장면 양념을 잔뜩 묻린 채로 말한 중호

를 보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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