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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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하드 통을 메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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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0-26 15:44 조회1,2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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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목이라 생각해서 두 통씩이나 들고 나온 하드통을 비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이 아이가 따라 붙은 거였다.

 "도시락도 몬 싸는데 우예 따라갑니꺼? 그래가 아예 안갔어예.

 오빠야는 소풍에 와 안 따라갔는교? 마이 팔릴 낀데."

 "내도 몬 갔따. 핵교에서 아예 따라붙지 모나게 했다 아이가!"

아이가 아이스께끼를 공짜로 먹은 것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만호를 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아, 맞다. 우리 선상님도 그리 말했다 아임니꺼? 그란데예. 내

일 모레 중핵교 오빠야들 소풍갈 때는 괘안을 끼랑예. 아까 저짝

읍내에서 얼라들이 하는 소리 들으니까네, 그때는 따라가도 된다

카든데예?"
 만호가 반색을 하며 말했다.

 "그래? 따라가도 된다 카드나?"
 "예. 그 핵교는 괘안타 캤다든데예!"

 이틀 뒤, 만호는 중학교 정문 앞으로 하드 통을 들고 달려갔다.

 교가가 드높이 울려 퍼졌다. 만호는 교문 밖에 서서 힐끔힐끔 학

교 운동장을 쳐다보았다. 운동장에는 전교생이 가방을 둘러메고

두 줄로 길게 늘어서서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듣고 있었다.

 만호는 자신이 다니다 그만 둔 학교의 정문 밖에서 하드 통을 들

고 학교 안을 쳐다보니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부럽기도 하고, 씁

쓸하기도 했다. 제대로 학교를 다녔다면 2학년일 터였다.

 오늘은 중학교의 소풍날이었다.

 만호는 어깨에 커다란 하드 통을 메고 양손에도 하드 통을 들었

다. 읍내에서 물건을 파는 장사치란 장사치들은 죄다 학교 앞으로

모여들었다. 만호 역시 일찌감치 교문 앞에서 소풍을 따라갈 생각

으로 교문 앞에서 소풍이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호는 새벽부터 공장에 나가 3개의 하드 통에 꾸역꾸역 하드를

담았다. 혹시나 녹을까 싶어 신문지를 깔고 하드를 깔고 또 신문

지를 깔고 하드를 얹었다. 그것도 모자라 맨 위에는 신문지로 두

껍게 겹겹이 덮었다. 그리고 그냥 팔면 잘 안팔릴지 몰라서 놀이

기구도 챙겼다.

 만호도 이제는 제법 장사 요령이 늘어서 이런저런 내기를 하며

하드를 팔곤 하였다. 커다란 원안에 숫자를 적어 놓고 원을 돌린

후 찍기로 찍어 잘만 찍으면 같은 돈을 내고도 2개, 3개. 5개를 먹

을 수도 있었고, 운이 좋으면 공짜로 하드를 먹을 수도 있는 찍기

놀이였다.

 그와 더불어 가위바위보 내기를 해서 만호를 이기는 사람은 반

값에 하드를 먹을 수 있는 등 사람들을 모이게 하여 장사를 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내어 하드를 팔았다. 그래서 요

즘 만호의 하드 통 아이스께끼도 모두 텅텅 비는 날이 많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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