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는 싱글벙글 부지런히 아이스께끼를 팔았다. 정신이 하
나도 없었지만 기분은 최고였다. 어느새 남아 있던 아이스께끼도
거의 절반 이상이나 팔아 버렸다. 바로 그때였다. 저만치서 함께
아이스께끼를 파는 성근이형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놀이도 하고 아이스께끼도 먹고! 한 번 던져서 반 값에 드려예!"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이 성근이형 쪽으로 쏠렸다. 만호도 반
값이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쳐다보았다.
성근이형은 바닥에 원을 그려놓고 서로 돌을 던져, 밀쳐 내면 아
이스께끼를 반 값에 준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그 중
몇 명은 재미삼아 돌을 던져 원 안에 있는 성근이형의 돌을 밀쳐
내려 애쓰고 있었다. 확률은 반반이어서 운이 좋은 사람들은 성근
이형의 돌을 맞혀 원 밖으로 밀쳐 내기도 했다. 그러면 성근이형
은 정말로 반 값에 아이스께끼를 내주었다.
보통 다섯 번 하면 세 번은 성근이형이 이기곤 해서 남는 장사
같았다. 설령 지더라도 반 값은 받으니, 이래저래 아이스께끼를
더 많이 파는 것 당연지사였다. 어느새 만호 옆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성근이형 주변에만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만호는 하드 통을 열고 열댓 개 남은 아이스께끼를 무끄러미
바라보았다.
"다 팔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러다가 문즉 만호는 집에 있는 큰누나 생각이 났다. 해가 떨어
지면 무슨일이 있어도 집에 간다고 약속을 하였는데, 이미 해가
떨어진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아뿔사' 만호는 놀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스께끼 공장에 들
어서자 사장님이 하드 통을 열어보고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른
날보다 훨씬 많이 판 만호를 보며 말도 하지 않고 하드 통을
받아 주었다. 만호는 하드 통을 건네주자마자 집을 향해 다시 내달
렸다. 달리는 내내 눈앞에 화가 난 큰누나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아이고. 큰일 났구만. 우짜면 좋노."
만호가 집에 도착한 건 깜깜한 어둠에 달도 숨은 늦은 밤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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