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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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주경야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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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1-06 15:20 조회1,1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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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고 맛있는 아이스께~끼!"

 서쪽 하늘에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만호는 이마의 땀을 닦

으며 이 골목 저 골목 하드 통을 메고 달렸다. 해가 떨어질 때쯤이

면, 하드 통에 남은 아이스께끼가 고스란히 녹을 판이었다.

 오늘은 오전에 한 차례 비가 뿌리고 간 뒤라 다른 날보다 장사가

영 시원찮았다.

 만호는 커다란 하드 통을 단단히 메고 서쪽 하늘가로 넘어가는

붉은 해를 바라보았다.

 큰형과 큰누나에게 학교를 그만둔 사실을 들키고 난 후, 만호는

큰누나와 큰형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니가 아무리 그 캐도, 공부는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알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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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슬비가 소리 없이 내리던 달 밝은 밤에 만호는 큰누나와 큰형

앞에서 고개를 천천히 끄덕거렸다.

 "하모! 내 공부 할 끼다!"

 "무조건 해 떨어지면 집으로 달려온나. 늦은 밤에 영화관에 들어

가서 아이스께끼 판다꼬 하지 말고, 집에 와서 공부 하그라."

 만호는 눈이 동그래져서 큰누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면 돈이 덜 벌릴 낀데... 후딱 돈 벌어가..."

 "안 된다. 핵교를 때리 칬어도, 니는 학생인 기다. 공부 한 하면

그날로 당장에 장사는 때려 치야 한다."

 너무도 강하게 말하는 큰누나의 기세에 만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그라믄 낮에는 장사하고 밤에는 집에 와가 공부하믄 되

는 기가?"

 "그래. 몸이 피곤하다꼬 게으름 피우몬 그날로 끝인 기라. 그대

로 하드 통을 들어 엎을 기다. 내가."

 옛날부터 큰누나는 한번 한다 카믄 했다. 그러니까 지금 큰누나

의 저 말은, 장사를 하더라도 공부를 게을리 하는 건 봐주지 않겠

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그날 이후 만호는 학교에 가듯이 아침 일찍 동네로 나와 아이스

께끼를 팔고 해가 떨어지면 곧바로 집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하루

3시간씩 학교에서 공부하듯이 집에서 공부를 했다. 다행히 수철

이가 그때그때 필요한 자료를 건네주어 조금은 수월했다.

 큰누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시험도 쳤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 학

교 시험지를 구해 와서 만호가 일을 간 사이 공책에 문제를 옮겨

적어 놓고, 일에서 돌아온 만호에게 풀라고 했다. 더군다나 큰누

나는 가끔씩 숙제를 내주기도 하였다. 그래서 만호는 길거리에

웅크리고 앉아 중얼중얼 외우거나 문제를 풀어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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