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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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자장면 집에 취직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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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09-30 16:30 조회1,0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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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호는 곧장 부평동 사거리 시장으로 내달렸다. 달고나를 만들

기 위한 기구를 사고 나서 바로 탐색전에 들어갔다. 이왕이면 달

고나 장사가 없는 초등학교 앞에서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총 다섯 군데의 초등학교를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만호는 아무런 군것질거리도 없는 한 초등학교 앞에서

장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집 가까이에 있는 학교는 이미 달

고나 장수가 진을 치고 있어서 만호는 조금 멀리 떨어진 하단초등

학교 앞에 자리를 잡고 달고나 장사를 시작하였다. 만호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자, 신기한 구경거리라도 만난 듯 아이들

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와! 달고나가 울 학교 앞에도 생깄다!"

 "저번에 다른 동네에 갔을 적에 내 먹어 봤다! 행님아, 여기서도

모양대로 떼서 가져오면 또 한개 주는교?"
 
 이미 달고나에 대한 소문이 한창 돌 무렵이라, 만호가 따로 설명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달고나는 만들기가 무섭

게 불티나게 팔렸다. 그날 가져간 재료를 다 쓰고 텅텅 비었음에

 도 아이들은 쉬 만호 곁을 떠날 줄 몰랐다. 집이 조금 먼 아이들은

집에 가서 돈을 가지고 오느라 달고나가 다팔리면 사먹지 못해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날 이후부터 만호는 집에서 미리 달고나를 만들어가기도 했

다. 밤늦게 집에 돌아와 형수와 함께 달고나를 만들었다. 형수는

하루 종일 가족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느라 힘이 들었을 텐데도

방실 웃으며 만호와 함께 날이 밝도록 달고나를 만들곤 했다.

 "달고나를 만드니까, 온 집안에서 달달한 향기가 나는 것 같네예.

 참 답니더!"
 
 형수와 만호가 달고나를 만들고 있으면 동생들이 침을 흘리며

두 사람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한 조각이라도 먹어보고 싶지만 말도 못하고 침만 흘리고 있는

동생들에게 만호는 일부러 틀 모양을 잘못 눌러 망친 후 동생들에

게 건네주기도 했다. 그럴 때면 동생들은 먼저 먹겠다고 아우성을

쳤다. 때로는 열심히 틀을 찍는 만호와 형수 곁을 지나며 일부러

손을 툭 치고 지나가다 화들짝 놀라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형수와 만호는 화를 내지고 못한 채 망가진 달고나를

동생들에게 주며 주먹을 들이댔다. 달고나는 요즘말로 치자면 인

기상품이 되었다.

 만호가 달고나를 만들어 팔게 되자 어느 정도 만호네 경제사정

도 좋아졌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머리를 짜내 장사를 시작

했던 만호는 그 일로 인해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살아갈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장사가 그렇듯 한때의 유행으로 달고나 역시 당시

유행했던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만

호는 또다시 무슨 장사를 할까 머리를 싸매야 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무렵, 만호는 시장에 자주 나갔다. 시장에

서 물건이 사고 팔리는 걸 보고 있으면 어떤 장사를 할까 좋은 생

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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