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놈이고? 우떤 놈이 우리 만호의 승질을 건드렸노?"
어디서 그런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지, 지금까지의 종수와는 전혀
딴판으로 제법 무섭게 보이기까지 했다. 녀석들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 자기들보다 머리통 하나는 더 커 보이는
종수가 내려다보며 윽박지르자 이미 기가 죽은 듯 보였다.
"그기... 만호 자가 먼저 까불어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종수의 주먹이 녀석의 얼굴을 강타했다.
녀석의 얼굴이 돌아갔다 다시 제자리로 왔을 때는 코에서 피가 나
오고 있었다. 순간 당황한 건 녀석들보다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만호가 더 심했다. 생각보다 종수의 주먹이 맵고 찰진 것처럼 보
였기 때문이었다.
종수는 웃지도 않고 녀석을 향해 주먹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느그들. 만호가 우습나? 만호를 우습게 아는 건, 곧 내를 우습
게 보는 기다! 니들, 내가 누군 줄 아나?"
녀석들이 잔뜩 기가 죽어 고개를 푹 숙인 채 도리질을 쳤다.
"모르믄, 잘 듣거라. 내로 말할 것 같으믄, 이 동네에서 제일로
잘 싸운다는 김칠성, 그 행님과 함께 행동하는 분이시다. 그러니
까네 이 동네에서 맞짱 뜰 놈이 한 명도 없다는 김칠성 행님이 바
로 내가 모시고 있는 행님인 기다! 그런데 그런 행님을 모시고 있
는 내랑 만호를 느그들이 깔본다 이기가? 으이?"
종수는 무슨 대단한 위인을 칭송하듯 두 손을 번쩍 들고 김칠성
이라는 형님에 대해 일장 연설을 했다.
만호는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김칠성이라는 분이 저번에 커피집
에서 봤던 그 분인가, 머리를 굴리며 생각했다. 녀석들은 아마도
그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눈이 커지며 바로 머리를 조아렸다.
마치 종수가 그 형님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잘, 잘못했어예."
종수의 어깨가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옆에 종수와 함께
있던 만호 역시 어깨가 으쓱해졌다. 종수는 그 녀석들에게 마치
다짐이라도 받듯 어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또 한 번 만호를 약 올렸다는 소리가 들리모, 느그들은
모조리 죽은 기다, 알긋나."
"하모. 예..."
녀석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인사를 했다. 종수는 만족하냐는
미소로 만호를 쳐다보았다. 만호가 씨익 웃었다.
종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녀석들을 쳐다보았다. 녀석들이 이제
가도 되냐는 듯이 종수에게 인사를 하자, 종수가 손을 들어 녀석
들을 다시 불러 세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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