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다리를 절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는 절뚝거리며 힘겹
게 만호를 향해 다가왔다. 그러더니 활짝 웃으며 만호를 향해 손
을 내밀었다.
"내도 아이스께끼 하나만 도! 전부터 하나 묵고 싶었다. 아이가."
만호는 물끄러미 아이를 바라보다 어깨에 둘러맨 하드 통에서
아이스께끼를 꺼내려 했다.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그란디 그거 말고 아까 땅바닥에 떨어진 거를 좀 싸게 팔면 안
되겠나? 2개를 주몬 더 좋고." 만호는 기가 차다는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싫다. 제값 받고 한 개만 팔란다." 만호는 아까 그 녀석들에게 두들겨 맞는 것을 이녀석이 보고 잇
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창피했다. 그래서 더욱 고집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녀석도 만만치 않았다. 만호의 손을 잡으며 애원조로 말했다.
"그러지 말고 1개 값으로 2개 주라! 흙이 묻은 건 팔수도 없다
아이가?" "팔 수 없는 아이스께끼를 왜 달라 카노?" "아깝다 아이가!" 녀석은 지지 않고 만호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더니 활짝
미소를 지었다. 만호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따라 웃었다. 참 묘한
녀석이었다.
만호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들고 있던 하드 통을 열고 아이스께끼
2개를 꺼내 그 아이에게 내밀었다.
"아이스께끼 엄청 좋아하는 갑네. 2개씩이나 묵을라카고." 녀석이 돈을 내밀었다. 그런데 아이스께끼 2개 값이었다. 만호
는 다시 한 번 녀석을 바라보았다.
"흙이 묻어있으면 1개 값만 주려고 했는데, 멀쩡하다 아이가!" 만호도 피식 웃으며 1개 값을 돌려 주었다.
"아이다. 1개 값만 받을 끼다. 2개 다 묵어라." 녀석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참 재미난 녀석이었다.
그리고는 돈을 받는 대신 아이스께끼 한 개를
만호에게 내밀었다.
"내가 두 개 산거 맞고, 하나는 니 주는기다. 두들겨 맞느라, 욕봤다." 만호의 얼굴이 금세 일그러졌다.
이 녀석이 아까 일을 처음부터 다 보고 있었던 것이엇다.
만호는 열이 받는다는 얼굴로 아이스께끼를 받아들어 한입 와그작
먹으려 중얼거렸다.
"두들겨 맞은 것이 아이다. 내도 팼다. 그놈아들."
"머라? 한 대 때리고 넉 대는 맞드만. 내 다 보고 있었다. 저짝에서!" 만호가 홱 고개를 들어 녀석을 째려봤다. 녀석은 여전히 재미있다는
듯이 히죽히죽 웃었다.
"사실 내가 도와줄라 캤는데, 니가 보다시피 내가 다리가 아파가...." 그제서야 만호는 아까 절뚝거리며 다가오는 녀석의 다리가 생각났다.
"와? 다친 거가? "아이다. 원래부터 다리가 쪼매 불편하다. 절름발이라꼬 니 아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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