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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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하드 통을 메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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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0-20 14:51 조회1,1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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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피식거리면서 아이스께끼를 쪽쪽 빨아먹었다. 그 중에

한 녀석이 먹던 아이스께끼를 바닥으로 내팽개치며 소리를 질렀다.

 "으악! 퉤퉤! 아이스께끼에서 무신 이리 구린내가 나노?"
 옆에 있던 아이들이 덩달아 아이스께끼를 바닥으로 던지며 소리를

 빽빽 질렀다.

 "저 더러운 손으로 주물럭거렸꾸마?"
 "돈이 없어가 사 먹지는 몬하고, 팔기 전에 한 입씩 빨아 먹다가

파는거 아이가?"
 만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불끈 쥐었던 주먹을 그대로 내

질렀다.

 그러자 아이들은 모두 만호를 향해 덤벼들었다. 아이들과 만호

가 뒤엉켰다. 만호가 내지른 주먹에 한 녀석의 코에서 코피가 주

루룩 흘러내렸다.

 그 바람에 아이들은 더욱 거세게 만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와

중에 한 녀석이 하드 통을 뒤집어엎었다. 만호는 손을 내저으며

하드 통을 잡아 당겼다.

 "안 된다! 이거는 건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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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호는 하드 통을 꼬옥 끌어안았다. 아이들은 하드 통을 빼앗기

위해 만호를 발로 차고 때렸다. 그래도 만호는 동그랗게 몸을 말

은 채 하드 통을 단단히 붙잡고 놓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하드 통

은 어느새 녀석들의 발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때 저쪽에서 모임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길게 들려왔다.

 녀석들 중 한 녀석이 만호를 향해 소리쳤다.

 "다시 한 번 이런 더러운 아이스께끼 팔러 오몬 하드 통을 박살낼

끼다! 학교도 못 다니는 게, 어디서 소풍을 따라오노! 따라오기를!"

 아이들이 손바닥을 탁탁 털며 언덕 위로 올라갔다. 만호는 아이

들이 사라진 곳을 노려보다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흘러내렸다.

 하지만 만호는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닦았다.

 '울면 지는 기라.'

 만호는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쳐진 아이스께끼를 주워

담았다. 흙이 묻은 건 어찌할 수 없지만 멀쩡한 것들은 다시 하드

통에 차곡차곡 담았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되뇌었다.

 "가난한 거는 죄가 아닌 기라. 돈이 없어가 핵교에 못 다니지만

내는 혼자 공부할 끼다. 너희들보다 백 배는 더 훌륭한 사람이 될

끼다. 두고 봐라. 내 꼭 돈 많이 벌어가 좋은 사람 될끼다. 꼭!"

 만호는 흙이 묻는 아이스께끼를 훅훅 불어가며 다짐했다.

 바로 그때였다. 저만치 나무 둥치 아래에서 박수소리가 터져 나

왔다. 만호가 홱 고개를 젖혀 바라보았다. 한 아이가 만호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만호는 저건 또 뭔가 싶은 얼

굴로 빤히 아이를 바라보았다.

 "맞다. 니 말이 백 번이고 맞다. 저놈아들보다 니가 훨씬 좋은

사람이 될 끼다! 짝짝짝!"

 만호 또래의 사내아이였다. 가지런한 햐얀 치아가 빛을 받아 반

짝거렸다. 만호는 자신의 눈물을 들킨 것 같아 괜스레 사내아이를

쏘아보았다.

 그때 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그러더니 만호 쪽을 향해 천천히 걸

음을 옮겼다. 만호는 그만 깜짝 놀라 아이를 다시 쳐다보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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