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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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2탄

하드 통을 메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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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0-23 14:55 조회1,2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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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천천히 교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만호도 아이들과 함

께 산을 올랐다. 오늘의 소풍지는 만호가 늘 오르던 뒷산이었기

때문에 만호는 눈을 감고라도 찾아갈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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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여분쯤 올라가자 야트막한 평지가 나왔고, 선생님은 그곳에

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당부 말씀과 주의사항을 이야기하셨다.

 날씨는 화창하고 무척이나 무더웠다. 그야말로 아이스께끼 팔기

에는 최고의 날씨였다.

 땀이 비가 오듯 흘러내렸지만 만호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 찍기 놀이용 원판을 세워두고 하드 통을 옆에

끼고 서 있었다. 저만치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몰려 있는 것이 보

였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아이들은 흩어져서 자리를 잡았다.

 그중에 한 무리가 만호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왔다. 힘들게 산을

올랐으니 목이 마른 모양이었다.

 "아이스께끼 하나 도!"
 3명의 아이들이 만호에게 돈을 내밀며 말했다. 만호가 씩 웃으며

하드 통을 열었다. 신문지로 제법 단단하게 봉해 두어서인지

하드 통을 열자마자 찬 기온이 팔을 스쳐 올랐다. 만호는 아이스
께끼를 내어주며 아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원판 찍기를 한 번 해가 화살이 찍힌 곳의 숫자만큼 같은 값에

아이스께끼를 준다. 할 끼가?"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원판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자기들

끼리 수군수군 말을 하였다.

 "5개짜리도 있는 갑네. 그래도 1개 값만 받는다꼬?"
 만호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러자 3명의 아이들이 반갈아가

며 한 번씩 원판 찍기를 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첫 번째에 실패하

면, 두 번 세 번 돈을 내고 던졌다. 나름 재미있는 놀이였기 때문

이었다. 원판 찍기를 통해 만호는 9개의 하드를 팔았고, 2개를 공

짜로 주었다. 그래도 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아이스께끼를 파는 것보다 훨씬 이문이 남는 장사였다.

 어느새 만호 주변이 시끌벅적해지며 아이들이 몰려들었고, 언제

인지 모르게 만호의 하드 통 하나가 벌써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

다.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모이라는 소리에 하드를 손에 든 채 쏜

살같이 내달렸다. 그제서야 만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산에

올라와서 한 번도 쉬지 못한 채 아이스께끼를 팔았던 것이다.

 만호는 평지 옆으로 난 샛길로 들어선 곳에 있는 커다란 바위 위

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큰누나가 싸준 주먹밥을 꺼내 먹었다. 비

록 소금으로 간을 한 주먹밥에 불과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맛있었

다. 정말 꿀맛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만호는 주먹밥을 다 먹어

치웠다.

 바람이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이고 있었다. 만호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르른 햇살이  나뭇가지에 걸려 비스듬히 쏟아

져내렸다. 만호는 나무에 기대 앉아 심호흡을 했다. 상쾌하고 시

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기분이 좋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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