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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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보이지 않아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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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6-02-01 15:53 조회1,1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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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용제아저씨는 얼굴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었다. 아주 오

래 전부터 그런 생활에 길이 들었는지 가끔 절룩거리는 발로 춤을

추어 나환자촌의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서성이는 아저씨를 만호가 불렀다.

 "용제아저씨!"

 아저씨는 어쩐 일인지 슬픈 얼굴로 만호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서 아저씨는 선뜻 가게로 들어오지 않았다. 만호가 손짓을 하며

들어오라고 미소를 지었다. 용제아저씨가 눈치를 살피며 식당으로

들어섰다.

 보통 때 같으면 식당에 나환자를 들여놓는 일은 결코 없었다.

 지배인이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은 지배인이 출타한데다, 한창 바쁜 시간도 지난 터여서 만호는

반갑게 웃으며 용제아저씨를 가게로 부른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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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때 같으면 좋다고 달려 들어왔겠지만 그날따라 아저씨의

표정은 어둡고 침울했다. 만호는 피부과에 다녀온 일이 잘 안 되

었나 보다 하고 내심 짐작했다. 그런 일이라면 그전에도 수없이

많았지만 용제아저씨는 그럴 때마다 무척 힘들어 하셨다.

 "힘 내이소."

 만호는 말 안해도 다 안다는 듯이 용제아저씨의 손을 잡으며 말

했다. 용제아저씨는 맑은 눈으로 만호를 쳐다보았다.

 "가망이 없단 소릴 들으이... 고마, 콱 죽어쁘리고 싶다."

 용제아저씨가 커다란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었다. 그럴 것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병원에 찾아갈 때에는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어떤 대답이 나올 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그런 대답을 정말

로 들었을 때는 가슴에 바람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휑할 것이다.

 그 마음은 만호도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한쪽 눈이 안 보

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만호는 부산 시내에 있는 용하다는 안과

는 모조리 다녔었다. 그럴 때마다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알

고 있으면서도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때로는

정확하지 않으니 정밀검사를 받아보자는 말을 하는 병원도 있었

지만, 한두 번 하고 나니 그 역시 오진을 않기 위한 방책이었을

뿐, 만호의 눈에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걸 느낌으로 알게 되

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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