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하이소! 제가 죄송합니다! 서비스 많이 드릴 테이, 그만 앉
으이소! 예?"
"주방장님이 왜 사과를 해! 이 자슥이 실수를 했구마는!"
"실수? 니가 먼저 떠들고 화장실에서도 노려봤잖아! 자슥이!"
"뭐! 자슥?!"
두 청년의 싸움은 순식간에 패싸움으로 변했다. 먼저 주먹을 날
린 건 라면장이었다. 한 대 맞은 청년 역시 가만 있지 않았다.
청년의 친구들 역시 달려들어 라면장을 때리기 시작했다. 만호
는 두 힘 센 장정들을 뜯어말리는 것도 모자라 이제 함께 덤비는
청년들 틈바구니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도 뜯어 말리느
라 정신이 없었다. 저쪽에서 구경만 하고 있는 직원들이 야속하기
만 했다. 만호는 직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구경만 하지 말고, 좀 말려보소! 우째 그렇게 가만 있는교!"
만호가 소리치자, 그 중 젊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양쪽을
뜯어말렸다. 그러나 상황은 더 이상하게 꼬였다. 말리려고 달려든
직원들을 청년들이 때리기 시작하면서 화가난 직원들이 순식간에
청년들을 향해 달려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패싸움이었다.
이웃 아주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오고 나서야 싸움은 진정이 되었
다. 모두들 꼴이 말이 아니었다. 몇 명은 쓰러져 있었고, 옷이 찢
겨졌고, 코피를 쏟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볼품없이 맞
은 건 만호였다. 양쪽을 잡아끌며 싸움을 말리려고 가운데에 있었
기에 오가는 주먹을 모두 맞았고, 이리저리 치이느라 옷도 엉망진
창이었다. 만호는 헉헉대며 가운데에 서서 양쪽을 노려보았다. 경
찰은 양쪽을 바라보며 쯧쯧 거렸다.
"젊은 아들이 이게 무슨 싸움질이고! 모두 파출소로 가자!"
한창 끓는 피의 젊은 나이의 혈기 왕성한 싸움은 경찰서에 가서
도 끝나지 않았다. 청년들은 맞은 곳을 경찰에 보여주며 고소를
하겠다며 큰소리를 쳤고, 라면장 역시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먼
저 시비를 건 놈이 누군데, 잘못을 나한테 씌우는 거냐며 자기도
맞았다고 여기저기 멍든 몸을 보여주었다. 만호는 어쩌다 이 지경
이 되었나 한숨만 나왔다.
경찰 한 분이 그런 만호를 보며 물었다.
"가운데서 양쪽을 모두 본 거 같은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
이소. 근데 이제 보니 이 양반이 제일로 많이 맞았구마는."
만호는 코피가 흘러 내리는 것을 손등으로 쓰윽 문지르고 양쪽을
노려보았다.
"별일 아임니더. 그냥 감정적으로 욱해가 그냥 치고받았던 거지,
괘안습니다. 우리 라면장도 그렇고 이짝 청년들도 그렇고, 고소하
고 고발하면 다들 안 좋다 아임니꺼! 좋게좋게 처리해 주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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