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을 정해가 아예 손님을 받지 말아야 합니더!" "그래도 바쁜 와중에 안 오고, 좀 한가할 때 왔으이, 후딱 해주
고 쉬면 안 되나."
만호가 어르고 달래서 주방으로 들어가 음식 준비를 했다. 그래
도 라면장은 뭐가 그렇게 화가 나는지 여전히 씩씩거리고 있었다.
"잠깐 나갔다 올라캤단 말입니더!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에잇! 저 사람들은 왜 지금 와서 속을 뒤집노! 뒤집기를!"
라면장이 주방에서 한마디 내 뱉는 그 말이 아마도 홀에까지 들
린 모양이었다.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있던 청년들의 눈매가 매섭게
빛났다. 만호는 그 중 한 명과 눈이 마주치자 라면장을 툭 쳤다.
"조용히 해라. 손님들이 다 듣겠다."
"에이. 승질 나!"
버럭 소리를 지르던 라면장이 손을 씻겠다며 화장실로 향했다.
라면장이 들어간 직후, 테이블에서 한 청년이 화장실로 향했다.
만호는 약간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어깨를 들썩이며
별일 없을 거라는 몸짓을 하고 들어가는 청년을 보고서야 꽤나 호
탕한 청년들이라는 듯 씨익 웃어주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도 잠시, 곧이어 화장실에서 라면장이 청년
을 끌고 나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뭐라꼬? 중국집에서 일하는 주제에?"
"그래! 와 내 말이 틀리나? 니 중극집에서 일하잖아?"
"그게 뭔 문제가 된다꼬. 어깨를 툭 치노! 치길!"
"덩치가 산만해가 입구를 막으니까 쳤지! 괜히 쳤나! 이 자슥이,
손님을 뭘로 보고..."
테이블에서 청년들이 하나 둘 일어나더니 어느새 라면장을 에워
쌌다. 더 두고 보다가는 큰 싸움이 날 것만 같아 만호가 달려나갔
다. 청년들을 말리며 만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무슨 일로 이러십니꺼! 맛난 거 잡수시러 와서, 싸움을
하면 어떻게 합니꺼! 예?"
"이 자슥이 먼저 우리를 깔 봤다구! 팔아줄라꼬 들어왔으믄 어서
오십시요 해도 모자랄 판에, 왜 왔냐꼬!"
"뭐라꼬? 이 자슥이! 너 없으면 여기 망할 줄 아나?"
고성을 지르며 큰소리 치는 통에 순식간에 중국집 안이 쩌렁쩌
렁 울렸다. 각자의 방에서 낮잠을 즐기던 직원들이 하나둘 얼굴을
내밀었다. 마침 사장님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호
는 어찌됐든, 이 사태를 그만 끝내고 싶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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