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인교?"
큰형과 형수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그동안 열심히 일 한 했나. 차곡차곡 모으다 보이, 어느새
집 한 채 값이 되는 기라. 만호 니가 제일로 고생 많았다. 동생들
보살피랴, 조카들 챙기랴... 장하다. 우리 만호."
큰형이 만호의 손을 꼭 잡으며 웃었다. 글 옆에서 형수가 농담
처럼 말했다.
"이제 큰 집으로 이사가모, 만호 도련님도 장가 가야지예."
"에이, 형수님도..."
"괴정천 근방에 조그마한 땅을 구했다. 제법 크고 딴딴하게 지을
수 있을 기다. 다음 달부터 돌을 지고 날라, 하나씩 올릴 끼다. 우
이 가족이 모두 모여서 살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넓은 집을 지어
보자. 만호야."
그로부터 몇달 후, 만호네 가족들은 모두 괴정천 근방에 사 놓은
집터에 모여 있었다.
생각보다 더 빨리 집을 짓게 되어 땅이라고 구경하고 싶어 나간
거였다. 아직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그 넓은 땅에서 아이들은
제각각 뛰어다니며 활짝 웃었다.
"여기가 할배방! 여기가 아부지, 어무이방이다!"
"우리 방은 어디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조카들은 마냥 신이 나는지 아무데나
웅크리고 앉아 "여기서 자나?하며 신기해 했다. 만호는 더없이
뿌듯하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날 이후로, 온 가족이 하나가 되어 빨간 벽돌을 올렸다.
한가득 벽돌을 지게에 올렸지만 하나도 힘든 것 같지 않았다.
이것이 아마도 내 집을 가진 사람의 뿌듯함인가 싶었다. 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냥 계속해서 웃음이 나왔다.
이제 방 하나에 조카들을 모두 재우지 않아도 되었고, 밖에서
만호가 돌아오면 큰형님과 형수가 각방을 쓰는 일도 없을 터였다.
모래를 다지고 기둥을 세우는 곳에 벽돌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
렸다. 그날 저녁 만호네 식구들은 아직 다 짓지도 않은 땅에 둘러
앉아 다 함께 저녁밥을 먹었다. 온 가족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오
랜만에 여유 있는 저녁을 먹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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