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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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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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1-24 15:28 조회1,1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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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호의 옆에서 무너지는 집을 보며 형수도, 여동생도, 조카들도

흐느껴 울었다. 온 가족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슬픔에 그대로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울고 또 울었던가. 누군가 만호의 어깨를 툭툭 건

드렸다. 아주 작고 보드라운 바람처럼 어깨를 살포시 내려누르는

손길이었다. 만호는 울음을 그치고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작고

오동통한 손은 연신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만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거리며 방실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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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을 들어보니 큰형의 막내아들이었다. 이제 막 걸음을 시작

한 만호의 제일 작은 조카였다.

 큰형을 닮아 유난히 보조개가 깊이 파인 녀석이었다. 웃을 때마

다 까르르 거리는 웃음소리가 보조개에 머무는 듯, 말갛게 보였다.

 녀석이 톡톡, 만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방실거렸다. 제 앞에서 무

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금 상황이 어떤지 전혀 알 길이 없는 천진

난만한 조카가 만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래도 어깨를 들썩

이며 우는 만호가 안 되고 불쌍했는지 위로를 해주는 거였다.

 "삼초~온."

 자기가 보기에도 만호가 아파보였는지 녀석은 연신 호호 입김을

날리며 만호의 어깨에 불어주었다. 상쾌한 바람이 한차례 그런 만

호와 막내조카 사이를 지나갔다. 그 바람에 쓸려 만호의 슬픔도

날아가는 것 같았다. 만호는 불끈 주먹을 쥐었다. 그랬다. 이대로

주저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 나는 이 가족의 가장이다!"

 시원한 바람이 만호의 가슴에도 불어왔다. 시원했다. 만호는 어

린 조카를 번쩍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삼촌, 안 아프데이."

 "정말!"

 어린 조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활짝 웃었다. 어린 아이의 미소는

천사의 미소와 같다. 만호는 어느새 조카의 미소를 보며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 또한 넘어지면  또 일어나 달려야지 하는 자신감

이 생겼다.

 '내는 오뚝이다!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누구든 내 앞길을 막아

봐라! 내가 주저앉나! 내는 우리 어무이 자식이고! 아홉 식구의 가

장이다! 내는 안 무너진다!!'

 서서히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만호는 또 한 번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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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갛게 물이 드는 저녁노을 앞에서 갈길 잃은 만호네 가족은 그

렇게 서 있었다. 만호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깨를 펴자, 하나둘

식구들이 일어나 태양 앞에 섰다. 아홉 명의 가족들이 그렇게 서

서히 세상을 향해 다시 서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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