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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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보이지 않아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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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6-02-03 16:19 조회1,1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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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춤거리며 서 있는 만호에게로 나환자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

웃었다.

여기저기 뭉개어진 손으로 만호에게 손짓했다.

 "겁묵지 말고 들어온나. 쾌안타. 안 잡아 묵는다."

 당시에는 나병에 걸린 사람들이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해괴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만호 역시 설마 하면서

도 그 소문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었다.

 '와 이런대로 배달을 시키노 시키기를.'

 자신을 나환자촌으로 배달을 보낸 지배인이 밉고 싫었다. 그러

나 그들 앞에서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해맑게

들어오라고 말하는데 잽싸게 도망부터 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호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진짜로 안 잡아 묵을기지예? 내 잡아 묵어뿌믄 담부터 음식 배

달 못해예."

 농담 반, 두려움 반을 담아 만호가 우스개 소리를 하자, 나환자

촌의 사람들이 모두 껄껄껄 웃었다. 지금까지 말없이 줄행랑치는

사람들은 수없이 봐왔지만, 대놓고 자기 잡아먹지 말라며 말하는

녀석은 처음 봤다며 만호를 환영했다.

 "허허. 그 자슥, 뚝심 한 번 두둑하네."

 "뚝심이라도 있어야 먹고 살지예."

 "허허."

 그렇게 해서 만호는 나환자촌 사람들과 차츰 친해졌다. 나환자

촌 사람들과 친해지자 자연스레 나병이란 것이 끔찍한 병이 아니

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병은 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병이지 음식을

통해 옮는 것이 아니었다.

 나환자촌의 외로운 사람들은 만호가 배달을 갈 때마다 음식을

내주며 세상사에 대해 묻곤 했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사람들이

다 보니, 늘 외롭고 세상 이야기에 굶주려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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