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HOME  >  동화책 출판  >  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까만하늘 하얀마음 3탄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다...5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만호 작성일15-11-27 15:47 조회1,017회 댓글0건

본문


  아버지는 한동안 정신이 나가서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하나

도 귀에 안 들어오는 눈치였다. 먼 곳을 응시하는 아버지의 눈빛

에는 그 무엇도 담겨 있지 않았다. 만호는 그 사내에게 달려들어

일단 아버지를 떼어 놓았다.

 "우리 아부지헌티 무슨 짓입니꺼!"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만호를 쳐다보았다.

 "뭐야! 네 놈도 한 패가? 난 돈을 뜯겼다! 그때 이 사람도 한 자

리에 있었다꼬!"

 사내는 씩씩거리며 아버지에게 분풀이라도 할 참이었다. 만호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일이 어찌 되었건 이제는 모두 끝났다는 표

정이었다. 만호는 속이 뒤집어지고 화가 났지만 딱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저희도 피해잡니더! 그 사람이 우리 집 땅을 자기 땅이라 해놓

고 돈을 몽땅 챙겨가 내빼삐렸다 아임니꺼! 우리도 당장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 이말입니더!"

 "그게 무슨 말이고! 그 사람말로는 실질적인 돈은 저 사람이 모

두 관리한다 캤다. 자기는 심부름만 한다꼬! 재산을 모두 그 사람

한테 돌려놓고 일을 마무리 짓자는 속셈 아이가?"

 아버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371aa553301779ef609a52eda1f43ad9_1637198670_2933.JPG


 그러더니 이내 엉엉 소리를 내어 우셨다. 아버지가 어린아이처럼

훌쩍거리며 우는 모습을 보자 만호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우리 아덜 집인데... 우리 큰아덜이 죽기 전에 피땀 흘려 번 돈

으로 지은 집인데... 엉엉... 이 멍청한 애비가... 다른 사람 말만

믿고... 엉엉...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겠노... 엉엉."

 아버지가 그렇게 우시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아니 그렇게

서슬프게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때 만호는 문득 깨달았다.

 '아, 아버지도 이제 늙으셨구나. 많이 늙어셨어.'

 왜 세삼스레 늙은 아버지의 야윈 어깨가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겠

지만, 큰일을 겪은 아버지가 더없이 불쌍하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한 평생을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산 자신이 단 한번

만이라도 아버지 역할을 해보고 싶어 저지른 일이었다. 만호는 그

렇게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아버지를 들쳐 업었다. 두 팔로 감싸

업자, 한 품에 들어왔다.

 만호는 그 순간, 모든 것을 체념했다. 더 이상 아버지를 원망하

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가 일을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일단 집에 가서 좀 쉬이소. 지가 구청에 나가 알아볼

끼라예."

(계속)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상호명 조만호 약손지압원   |  대표명 조만호  |  사업자등록번호 432-90-00343 신한은행 110-497-595635  
TEL 051)805-1237 / FAX 051)805-9633 / 010-6337-9675  |  ADD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성로 134
E-mail manhoooo@hanmail.net  |   Copyrightsⓒ2021 조만호지압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