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가 과거 중국집에서 일해 본 경험에 의하면 일하는 사람이
잘못 들어오면 잘 되던 중국집도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무엇보다 주방이 문제였다.
만약 중국집을 열게 되면 아무래도 만호 자신이 주방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주로 카운터에서 전체적인 총괄을 해야 했고, 종업
원도 신경을 써야 했다. 그 모든 것이 만호의 책임 하에 진행되어
야 한다고 생각하자, 여동생 말대로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또한 자금도 문제였다. 지금의 식당을 정리하고 보증금을 빼고
은행에 있는 돈을 합한다 해도, 사거리에서 중국집을 열기에는 부
족할 듯싶었다. 그 문제도 어찌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일
이었다. 그날 이후 만호는 여기저기 가게 일을 알아보러 다니며
사거리 중국집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은
행에 가서 혹시 자금을 빌려줄 수 있는지도 상담했다. 만호가 그
렇게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다닐 무렵, 여동생과 아내도 틈이 날
때마다 사거리고 나가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하였다.
어찌 보면 온 가족이 중국집 개업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호의 어깨에 열 식구가 넘는 사람들의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었다.
혹시 만호가 판단을 잘못해서 중국집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하
루아침에 열 식구가 길거리로 나가 앉아야 하기에 만호도 그렇고
여동생도, 아내도 신중하고 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며
칠을 조사한 후에 세 사람은 다시 식당에 모여 앉았다.
"이 주위에 중국집이 없어가, 하몬 잘 될거라 카든데예."
아내가 주변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먼저 말하였다.
여동생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거들었다.
"식당을 하던 집이라 어지간한 채소집은 그대로 인수받아도 될
것 같고, 문제는 사람인기라. 주방장도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하고, 홀 직원도 이제는 정식으로 중국집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찾
아야 된다. 그게 제일 문제인가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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