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루하루가 행복 그 자체였다. 아내가 들어오고 나서 식
당 일도 전보다 훨씬 잘 되었다. 만호의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짜
장면도 더 맛있어졌다며 손님들의 칭찬도 줄을 이었다. 식당은 그
야말로 나날이 손님이 늘어났다.
그 와중에 아이도 태어나서 만호는 더욱 더 열심히 일해야 겠다
고 다짐을 했다. 요즘만 같으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듯했고,
몸이 고되어도 살아갈 수 있을 듯 했다. 그 무렵 중국집을 하기에
마땅한 가게가 나왔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동생의 중매 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시장의 채소가게로 나선
길에서였다. 채소가게 사장님은 지금 있는 곳보다 자리도 좋고 넓
은 가게가 싸게 나왔다며 그곳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고 물어왔다. 채소가게 사장님의 시동생이 밥집을 하던 곳이라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만호는 가게가 있다는 곳으로 가 보았다. 들은 대
로 길목이긴 했다. 시장과 도로, 상점과 주택가의 정중앙에 위치
한 탓인지 오가는 사람도 많고, 식당 안도 깨끗하니 넓어 보였다.
유심히 밖에서 가게를 살피다 만호는 일단 가족들과 상의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섰다. 가게로 돌아오니 아내가 아이를
업고 장을 보러 나와 있었다. 수거해 온 그릇들을 일단 주방에 내
려놓고 만호는 여동생과 아내와 함께 가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 자리가 좋으면, 비쌀 낀데?" 여동생은 가장 큰 문제부터 꺼냈다.
"채소가게 사장님 말로는 잘만 이야기하몬 가격을 조금 싸게 해
준다 카든데, 당신 생각은 어떤노?"
아내는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을 하고 두사람을 바라보았다.
"일단 가게부터 돌아봅시더.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도 보고, 우리
도 한 번 살펴보면서 지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용하나 파악도 좀
해보고, 그리고 근방 중국집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난 후에 그 담
에 돈 문제를 상의해 봅시더."
"오빠야. 만약 그쪽으로 옮기면, 사람도 더 뽑아야 되고, 신경도
더 많이 써야 된다. 지금처럼 조그만 중국집이 아이다. 자신 있나?"
그건 그랬다. 시장 한쪽 구석에서 장사를 하던 때와는 달리 정식
으로 중국집을 여는 거였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규모 면에서도 커
지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 관리도 제대로 해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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