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 앞으로 계속 이 상태를 유지 할 것도 아이고, 더 커질 수
도 있고 더 어려워 질 수도 있지예. 그러니까 20만 원을 다 올려
준다고 하지말고, 당신이 책임질 수 있는 선에서 아무리 어려워
도 이건 지킬 수 있겠다 싶은 선에서 결정하이소. 그게 가능하면 1
년에 한 번이 됐던 2년에 한 번이 됐던 주기적으로 월급을 얼마씩
올려준다고 하믄서 내년부터는 그리 하겠다 하든지예."
'직원들 사기를 생각하면, 1년에 한 번 정도 올려주는 것이 좋은
데. 어차피 언젠가 그리할라꼬 생각을 했었으이, 이번 기회에 지
배인 체면도 살려주고 월급을 확 올려주삐까?'
고민은 오래했지만 만호의 결정은 신속하고 빨랐다. 만호는 그
다음날, 종업원들을 모두 불러놓고, 현재의 월급에서 20만 원을
올려주기로 약속했고, 한 달에 두번 격주로 쉴 수 있도록 하겠다
고 약속했다.
직원들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는 듯했다. 주방장에게도 밀가루
와 단무지는 알아서 재료상을 구하라고 이야기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식당의 분위기는 한동안 화기애애했다. 자신들이 맡은 바 일도
열심히 하는듯했고,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듯했다.
때마침 여동생이 결혼이다 뭐다 정신이 없을 때라 종업원들이
알아서 일해 주는 것 만으로도 아주 든든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종배가 쭈삣쭈삣 만호를 찾아와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만호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종배는 갈 곳도 없는데 왜 그만두려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종배는 말을 아꼈다.
"다른 곳에... 일자리를 구해가..."
"누가 너한테 눈치 주드나?"
만호 역시 그걸 알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에 월급을 올려주기로
한 후, 종업원들은 별 할 일도 없어 보이는 종배 역시 월급을 올려
주겠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걸 지배인을 통
해 들었던 바였다. 월급 올리는 것도 차이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지배인의 말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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