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는 주방장과 지배인을 불러 뭐라고 한 소리를 할까 하다가
일단 더 두고 보기로 했다. 괜히 직원들의 문제에 끼어들었다가
낭패스러운 일을 당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만호가 종업원으로 일을 했을 때도 이런 문제는 종종 있었다.
홀과 주방이 서로 경쟁을 하며 다툼을 벌일 때도 있었고, 주방장
이 힘으로 식당을 제압하던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주방장
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게 맞았다. 그 일의 가부는 나중에 따로 따
질 문제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원들 사이의 기강문제라던가,
체계가 무너져 식당영업이 잘 안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일단
경험에 비춰 만호는 더 두고 보기로 하고 일단 홀과 주방을 오가
며 잔심부름을 하고 있던 종배를 불러 넌지시 물어 보았다.
"요즘 와 이리 분위기 찜찜하노? 뭔 일 있었드나?"
만호의 난데없는 질문에 화들짝 놀라는 종배의 모습이 더욱 더
수상했다.
"아, 아임니더. 그냥 새로 온 주방장님이 조금 무섭다 해서 다들
눈치보고 있어서 그런기라예. 조금 지나면 적응이 될 끼라예."
"지배인은 다른 말 엄꼬?"
"다른 말은예. 새로 온 사람의 비위를 맞춰 주자꼬, 김 지배인님
이 먼저 말했으예. 그래도 문 주방장님은 화통하긴 합니더! 저번
에 직원들끼리 술 먹으러 갔었는데, 화통하게 한 턱 내시던데예."
나름대로 자기들끼리 회식도 한 모양이었다. 그나마 지배인과
주방장이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안심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찜찜했다. 조만간 주방장과 지배인을 불러 이야기를 해봐야
겠다고 만호는 생각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주방장과 재배인이 만
호를 찾아왔다. 때마침 불러서 술이나 마시면서 이야기를 들어볼
까 하던 참이라 만호는 흔쾌히 저녁에 술 한잔 하자며 제안했다.
"사장님, 월급협상을 좀 했으면 싶습니더."
술잔이 몇 번 돌고 나자 지배인이 말을 꺼냈다. 아마도 직원들
사이에서 월급이 너무 적다는 얘기가 나온 모양이었다. 1년에
두 번 명절 때 월급 외에 떡값이라며 더 얹어 주고 있었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이처럼 정식으로 월급에 대해 이야기
할 줄은 몰랐다. 만호는 적잖게 당황했다. 나름대로 김 지배인이
종업원의 대표 자격으로 이 자리에 온 듯했다.
(계속)
|